쉼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추억의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작은 소품이 부천 여월동 골목에 피어났다. 작지만 역사로 가득한 이 골목에서 매달 한차례 열리는 ‘우리들의 불러스’ 생활문화공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천 여월동에 있는 작은 골목길은 1890년대부터 지금까지 부천의 역사를 담고 있다. 그 옛길, 작은 골목길 옆 모퉁이에서 기계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힘든 생활을 잠시 멈추고 추억과 그리움의 의미를 담아 아날로그 문화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해봄’과 ‘티 하우스 오드리 여월점’이 공동 주최하는 ‘우리들의 불러스’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서 문화를 찾고 소통하는 특별한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봄은 지구별과 사람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익 단체로 ‘우리들의 불러스’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쉽게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행복해지는 우리들을 위한 공연으로 그들의 일상에서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우리들의 불러스’는 노 마이크, 노 앰프, 노 페이 공연을 통해 생활 문화인들의 소중한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무대에 오른 생활 문화인들의 공연을 감동과 공감으로 응원하며 공감 페이로도 참여할 수 있는 참신한 시도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공연 장소를 제공하는 티 하우스 오드리 여월점은 수익금 10%와 참여자들이 얻게 되는 공감 페이의 10%를 모아서 지구별과 사람을 위한 환경 기금으로 기부하는 등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 시를 낭독하는 한성희 수필가

우리들의 불러스는 위와 같은 뜻을 함께하고 싶은 참여자와 관객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하고 있으며 참여하는 당신이 주인공이다. 노래를 잘하고 악기를 잘 다루거나 노래를 못하는 음치라도 무대에 오르고 싶은데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조금의 용기를 내어 우리들의 불러스에 참여해 보자. 관객들로 인하여 그 어떤 유명한 연예인보다 더 화려한 그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불러스’에 참여한 사람들은 의사, 가수, 바리스타, 삽화가, 마트 사장, 성악가, 공익활동가, 수필가, 택배기사, 조경전문가, 한국 화가, 정비사, 크리에이터, 목사, 직장인, 주부 등 각종 직업에서 활동하는 생활 문화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매번 새롭고 흥미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메인 보컬로는 ‘사토 유키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참여하며 골목의 작은 무대에서 전하는 감동은 많은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사토 유키에’는 우연히 부천 역곡 문화의 집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기타 강사를 하면서 부천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1999년 ‘곱창전골 밴드’로 결성한 후 활동하고 있는 팀으로 가수 신중현이 좋아 한국에 와서 한국인과 결혼하고 한국에서 노래하며 살고 있다. 우리들의 불러스를 처음 시작한 4월부터 다른 공연 일정을 뒤로하고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까지 매번 참여하여 기꺼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사토유키에 외 참여하는 생활문화인들의 연주는 골목의 작은 무대에서 전하는 감동은 많은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 열창하는 '사토유키에'

이렇게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공연을 위해 매달 한차례 여월동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주최자인 해봄의 오서영 대표는 “시민이 참여하는 생활문화공연이 부천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어져 시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우리들의 불러스'를 설명하고 있는 해봄의 오서영대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가끔은 쉬면서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천 여월동의 작은 골목에서 우리들의 불러스가 펼쳐지고 있으니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한번쯤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날로그의 따뜻한 감성이 가득한 이 특별한 시간에 함께한다면 당신도 그날의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