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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수능 치기 딱 좋은 나이지!2024학년도 수능 전국 최고령 수험생, 부천 진영고등학교 유기성 어르신
정선주 복사골부천 시민기자  |  wjd7111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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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4  20: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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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가 좀 어렵더라고. 그래도 아는 건 열심히 풀었어.”
    88세 유기성 어르신의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소감이다. 나이 많은 고령자라고 교육청에서 배려해줘서 큰 교실에서 감독관 3명이 들어오고 어르신 혼자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험을 치뤘단다. 질문도 정확하게 이해하시고 답변도 논리정연하게 하시고 이분 정말 88세가 맞나 싶을 정도로 건강하다.

      ▲ 영어가 제일 어려웠다는 2024학년도 수능 전국 최고령 수험생, 부천 진영고등학교 유기성 어르신 모습  
    ▲ 영어가 제일 어려웠다는 2024학년도 수능 전국 최고령 수험생, 부천 진영고등학교 유기성 어르신 모습

    “내가 35년생이야. 아주 산골에서 자랐어. 고개를 넘고 몇십 리를 가야 학교가 있었고 집이 가난하니깐 공부를 못했지. 시골에서 농사짓고 힘들게 살아오다가 동네에서 우연히 하는 일이 잘 돼서 서울에 자식도 키울 겸 왔지. 근데 서울에서도 하는 일이 마음 먹은 게 다 잘 되었어. 이제 인생 마지막인데 공부 한을 풀고 싶었어. 그래서 84살에 공부를 시작했지”

      ▲ 1982년 개교한 후 현재까지 총 15,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42년 전통의 진영고등학교 모습  
    ▲ 1982년 개교한 후 현재까지 총 15,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41년 전통의 진영고등학교 모습

    자신이 해보지 못한 학업의 꿈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삼고 이제 ‘공부의 한’을 다 풀었다고 한다. 이런 ‘한(恨)’은 유기성 어르신을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 지각 결석 한번 없게 했다. 학교에 나오는 게 좋아서, 배우는 게 좋아서 말이다. 인터뷰 중 교과서에서나 보던 해방, 6.25전쟁 등 이런 단어가 어르신 입에서 나올 때마다 어르신의 나이가 숫자가 아니라 살아온 세월임이 실감난다. 
    유기성 어르신의 학업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진영고등학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학교를 몰랐다면 평생 공부를 못했을 뻔 했는데 이 학교를 안 게 얼마나 다행인지...” 어르신의 소감에 뭉클해진다. 이 어르신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 부천대 재활 스포츠과로 진학을 앞두고 있다.

      ▲ 현재 진영고등학교는 주간과 야간 합쳐 학생의 수가 1,100여 명이나 된다. 진영고등학교 야간반 수업 모습과 교실 모습  
    ▲ 현재 진영고등학교는 주간과 야간 합쳐 학생의 수가 1,100여 명이나 된다. 진영고등학교 야간반 수업 모습과 교실 모습

    현재 진영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유기성 어르신은 반에서 왕 형님, 왕 오빠로 불린다. 이반에 가장 어린 학생이 22살이라고 하니 세대를 뛰어넘는 동창인 셈이다. 진영고등학교는 부천에서 유명하다. 필자도 부천살이가 22년째 되어가니 이 특별한 학교 이름을 여러 번 들어보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큰 규모의 학교인 줄 몰랐다.

      ▲ 1982년 개교한 후 현재까지 총 15,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진영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일반 학교에 준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실습 공간 모습  
    ▲ 1982년 개교한 후 현재까지 총 15,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진영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일반 학교에 준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실습 공간 모습

    3개의 건물(진영고등학교, 진영실습관, 진영종합인성교육관)로 이루어진 이 학교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누어져 있고 학생 수가 1,100여 명이나 된다. 중학교 주야간 6학급, 경영정보과, 미용예술과 등 1년에 3학기로 운영되는 고등학교 2년제(성인) 과정 8학급이 있고, 자동차경영과가 있는 고등학교 3년제 과정이 있다. 과거 ‘부천새마을학교’, ‘진영실업고등학교’, ‘진영정보공업고등학교’를 거쳐 2017년 ‘진영고등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고 한다.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거나 포기한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가 현재 부천을 대표하는 평생교육시설로 자리를 잡고 있다. 1982년 개교한 후 현재까지 총 15,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로 현재 이 학교의 모든 교육과정은 일반 학교에 준한다.

      ▲ 학교의 현관을 장식한 모습과 복도의 모습이 여느 중고등학교와 다름이 없다.  
    ▲ 학교의 현관을 장식한 모습과 복도의 모습이 여느 중고등학교와 다름이 없다.

    “말도 못 해요. 눈이 와도 비가 와도 학교 오세요. 올여름 장마에 발목까지 비가 찼거든요. 그래도 학교 오세요. 농담 삼아 저 같으면 안 온다고 하는데 정말 안 빠지고 오세요.” 이 학교에서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택진 교감이 들려주는 학생들의 향학열이다.

      ▲ 진영고등학교에서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택진 교감의 모습  
    ▲ 진영고등학교에서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택진 교감의 모습

    여기저기서 어르신 학생들이 배꼽 인사를 한다. 인성교육관과 실습관을 둘러보기 위해 나선 길인데 등교 시간이 다 되어 만나는 복도와 학교 밖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인사로 인터뷰 진행이 안 될 정도이다. 개교 41년을 맞는 이 학교에서는 ‘열 번 봐도 인사하기’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후 5시 20분 야간 수업을 앞두고 교실마다 학생들의 재잘재잘 소리가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41년이 아니라 앞으로 100년을 이어갈 진영고등학교의 기상(氣像)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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