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아줌마들의 비정상회담'을 펴낸 이주민 다문화교육강사들 모습

요샛말로 꿀잼이다. 중장년 아줌마들 특유의 수다 소리가 작은 책 속에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심각할 내용 없는 아줌마들의 수다를 이야기로 모아 놓아서, 나아가 이주민 아줌마들이 한국살이에서 겪은 에피소드라 재미있다. 부천에 사는 선주민, 이주민 아줌마 6명이 뭉쳐 한국에 살면서, 부천에 살면서 직접 경험한 사소한 문화 차이를 수다로 풀었고 그 수다를 엮은 수다집이 나왔다.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겪는 자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차이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교사들에게 ‘다문화교육’ 이름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그 틀 안에서 이야기 못 한 것도 많아서요. 그래서 한·중·일·몽 4개국 아줌마들의 수다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서 알려보자는 기획을 하게 된 거죠.” 한국에서 20여 년을 살아온 일본 출신의 히로미 씨의 말이다.

▲ 부천 선주민 이주민 다문화교육강사들의 문화 차이를 수다로 엮은 '부천아줌마들의 비정상회담'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경대학교 예술교육센터가 주관해 서울과 수도권 7개 지역에서 49개의 팀이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이란 이름으로 모여 자신들의 인생을, 이웃의 인생을 나누고 살피는 활동을 했다. 부천지역에서는 옴팡을 거점기관으로 7개의 팀이 활동을 했으며 그중에 하나가 이번에 수다집을 낸 ‘World 클래스’이다.

▲ 'World 클래스' 동아리 회원들의 회의 모습

이 World 클래스는 다문화교육경력 10년 이상인 4개국(한국, 중국, 일본, 몽골)의 다문화교육 강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동아리로 이번 수다집에서는 밥그릇을 왜 내려놓고 먹는지..., 한국 집에는 ‘아마도’가 없어요!, 편하게(?) 양반다리하세요~, 어려운 학교 알림장 준비물, ‘공기’가 뭡니까?, 감기를 떨어지게 하려면, 욕, 그 다양성에 대해서, 헉! 결혼 축의금 액수를 왜 따로 적어요?, 수능이라고 비행기가 안 뜬다고? 등 에피소드 20개가 들어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재미도 있지만 ‘아~ 한국에 사는 이주민들은 이런 부분에서도 차이를 느끼는구나’ 싶다.

▲ 'World 클래스' 동아리 회원들

이 수다집에 실린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야기일 수도, 아님 처음 듣는 금시초문의 이야기일 수 있다. 수다집 서문에 밝힌 대로 재미있게 엮기 위해 이주민들의 이야기에 약간의 각색을 더 했다 하더라도 이 이야기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어느새 한국 사회의 가족이, 이웃이 되어 버렸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래서 이 수다집에 참가를 한 몽골 출신의 몽근졸 씨는 이야기한다. 이런 작은 활동들이 계속되어야 하고, 이런 활동의 결과물들이 널리 읽히면 좋겠다고. 작은 시작이지만 작지만은 않은 시작이길 바란다고.

▲ 소사경찰서 외사과 직원들에게 '부천아줌마들의 비정상회담' 전달하는 모습

3개월의 수다 내용을 담은 이 수다집은 부천시 관내의 도서관과 학교 등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혹 책 내용에 관심이 있는 기관이나 개인도 연락하면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수다집 신청은 아래 번호로 하면 된다. 부천 선주민, 이주민 아줌마들 6명이 시작한 재기 발랄한 이 활동이 계속 이어져서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인 이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좀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수다집 신청: 카페 친구 208-8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