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검 요원들이 사용하는 불법촬영 카메라 렌즈탐지기 모습

참 부끄러운 이름이다. ‘몰카공화국’, ‘몰카천국’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과거 예능 방송에서 출연자들을 놀래 주거나 당황하게 하기 위해 시작된 ‘몰카’는 더 이상 장난을 뜻하는 ‘몰카’가 아니다. 이 ‘몰카’로 다른 이의 은밀한 신체 부위나 행위 등을 몰래 관찰하며 성적 욕구를 해소한다. 이른바 ‘관음증’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몰카가 진행되기에 2017년 정부에서는 ‘불법촬영’이라는 용어를 대체해 쓰고 있다. 장난이 아닌 법의 테두리를 넘는 분명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 부천시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점검 전담요원들의 활동 모습

꿈여울도서관에 예사롭지 않은 장비를 드신 여성 두 분이 등장한다. 화장실 입구에서 “불법촬영 카메라 점검 나왔습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화장실 입구부터 화장실 천장, 바닥, 화장실 칸칸, 세면대 근처 등을 전부 다 점검한다. 불법촬영 카메라 전파 탐지기와 카메라 렌즈 탐지기를 손에 쥔 두 분의 점검 요원이 여성들이 안심하고 화장실을 쓸 수 있게끔 해주시는 것이다.

▲ 부천시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점검 전담요원들의 활동 모습

여성정책과에서 나오셨다는 두 분은 하루에 평균 열 군데 정도의 건물들을 살피고 다니신다고 한다. 처음에는 공공기관 건물 위주로 다녔는데 지금은 민간 건물로까지 확대해서 점검을 나가신다고 한다.

▲ 점검 요원들이 사용하는 불법촬영 카메라 전파탐지기 모습

“이 기계가 화장실에 있는 카메라 렌즈를 발견하면 화면에 까만 점이 떠요”

“카메라에서 나오는 전파가 있거든요. 불법촬영 중인 카메라가 있으면 붉은빛이 강해져요”

일반인에게 생소한 전파 탐지기와 렌즈탐지기가 이렇게 작동되는구나. 이때까지 불법촬영 카메라를 찾아내신 적이 있냐고 질문을 하니 아직은 없단다. 아무래도 유흥업소가 아닌 공공기관 위주의 건물로 점검을 나가니 그럴 수도 있고 발견율 0%가 되어야 더 좋은 거 아니냐고 반문하신다.

▲ 여성안심화장실의 점검표 모습

부천시는 올해 8월부터 여성안심화장실 상시 점검반을 편성·운영해 관내 542개 공중화장실과 4개 대학교의 화장실을 주민센터, 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인 부천이 여성들이 보다 안심하고 이용하는 화장실 문화를 만들고자 시작한 사업이다. 나아가 시(市)는 여성들의 화장실 점검뿐만 아니라 불법촬영 카메라 탐지장비까지 무료로 대여해 준다. 불법촬영이 의심이 된다면 행정복지센터나 여성정책과를 방문해 탐지장비를 신청 대여하면 된다. 대여 기간은 3일이다. 

여성화장실만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고 여성들이 불법촬영 카메라의 무풍(無風)지대에 놓이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들이 이런 불법촬영 카메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방법은 이러한 불법촬영이 누군가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과 이렇게 촬영된 영상 유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일 것이다. 시는 이런 안심화장실 사업과 더불어 이런 사회적 인식의 확산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성친화도시'인 부천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부천시 여성정책과 625-2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