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새울어울마당 모습

부천은 만화로 특화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천에는 한국만화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고 매년 성황리에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과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게다가 만화도시의 명성에 걸맞게 아파트 벽면도 만화로 단장을 한다. 이런 부천에는 만화책다방도 있다. 만화책을 볼 수 있는 다방이다. 다방이란 과거 차와 커피를 마시던 곳으로 차와 더불어 사람을 만나고 약속을 정하던 곳이다. 지금 카페와 같은 곳이지만 7080세대들에게 다방이란 지나간 추억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잔뜩 깃든 그런 장소이기도 하다.

▲ 소새울어울마당 1층에 위치한 만화책다방

소새울어울마당 1층에 위치한 ‘만화방카페’는 이런 곳이다. 어른들에게는 지나간 시절의 한 귀퉁이를 접었다 펴 놓은 곳 같은 추억이 깃들어 있고 아이들에게는 한 장 한 장 직접 책장을 넘겨가며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곳 말이다. 2015년 '소새울미래캠프'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오픈한 소새울어울마당은 시민들이 만화를 만날 수 있는 1층과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크지 않은 건물이기에 들어오는 순간 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만화방으로 들어간 느낌을 받는다. 대략 3,000권의 만화책과 어린이를 위한 학습 만화도서가 비치되어 있고 간단한 컵라면과 과자 등의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어 어릴적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먹고 놀았던 시간이 새록새록 난다.

▲ 간단한 요기와 간식, 커피까지 누릴 수 있는 만화방카페 내 매점 모습

“방학이라 자주 와요. 공부도 하고 숙제도 하는데 힘들면 만화책도 이것저것 보고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만화는 다 봤어요.” 근처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수빈 양이 책장 한끝을 가르치며 손끝으로 자신이 읽은 책을 자랑한다. 만화에는 벽이 없다는 말이 맞나 보다. 시대의 벽, 나이의 벽을 뛰어넘어 여전히 사랑을 받는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B급 문화로 치부되어 왠지 부모의 눈치를 보며 봐야 했다면 이젠 시대의 문화를 견인해가는 당당한 주류 문화의 한 축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만화도시 부천의 성장과 온라인에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웹툰의 인기가 그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 시민들이 그린‘내가 처음 그린 만화展' 전시 모습

현재 만화방카페에서는 시민만화교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도당어울마당과 함께 이달 13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내가 처음 그린 만화展’은 순수 아마추어의 만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부천시는 생활 속 만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작년 시민공감 만화교실, 상상 만화·웹툰 아카데미 등 만화교실 4개를 운영하였고 현재 전시하고 있는 작품 60여 점은 그 결실물이다. 솔직히 세련되지도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다. 보고 있노라면 어이없는 웃음이 피식 나오기도 한다.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감성이 충만해 결론이 예측불허이다. 하지만 몇 컷짜리 만화에서 만화를 취미로 선택해 자신의 즐김을 이곳에 쏟아부은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듯하다.

소새울어울마당의 만화방카페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평일에는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또한, 다목적 문화공간인 2층은 부천문화재단의 생활문화지원센터에서 대관 신청하여 생활문화예술 연습실 및 영화 상영, 공연 무대, 회의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화책다방(소새울어울마당) 351-8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