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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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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6  13: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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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아빠가 그만 싸웠으면 좋겠어요.”
    수지와의 첫 만남은 수지가 초등학교 6학년때 였습니다. 수지의 부모님이 술을 마시고 싸우는 날이 많아 자주 결석을 하고 학교생활을 힘들어하여 교육복지사가 사례관리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수지의 부모님은 오랫동안 과일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렸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정리하고, 아빠의 일용근로 소득으로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혼 초부터 관계가 썩 좋지 않아 싸우는 날이 많아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수지의 아빠는 사례관리가 진행되어 가정방문, 상담을 진행하자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수지의 엄마는 불면증과 힘든 일로 인해 술을 안마실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였습니다. 수지의 엄마를 설득하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상담을 진행하였고, 신경정신과에도 방문하였습니다.

    검사결과 ‘만성적 우울과 알콜의존증’으로 입원을 통한 집중치료를 병원에서 권유했지만 입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혼자 집에 있을 딸 걱정에 엄마는 집에서 노력해보겠다며 거절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술을 줄이는 듯했지만 점차 다시 원상복귀 되었고, 엄마가 변하지 않는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어린 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변화의 시작

    수지에게 심리적 개입, 식생활 개선, 방과 후 시간활용 등 복합적인 지원을 위하여 복지관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매일 방과 후 복지관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멘토링 활동, 학습지도, 자원봉사,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면서 생활이 개선되어 초등학교 졸업 이후 수지는 단 한번도 결석을 하지 않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였습니다. 중학교에서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생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수지는 본인도 모르게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면서 엄마는 마음이 아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친척들과 상의해서 엄마가 알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이후 복지관 프로그램 및 자원봉사활동에도 참여를 하며 수지는 더욱더 성숙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쓰러졌어요. 도와주세요~.”
    고등학생이 되어 가끔 안부연락을 하던 수지에게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엄마가 집에서 쓰러져 급히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되었으며, 병명은 ‘흉벽종괴로 인한 천공성 농양’으로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병원비 등을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술을 마시지 않던 엄마는 이혼하고 집을 나간 아빠가 최근 왕래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갑자기 쓰러져서 입원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당장 수술비와 치료비를 해결해야 하는데 병원비가 없다며 도움을 요청하였고, 병원의 사회사업실과 논의하여 긴급지원사업을 신청하여 의료비를 지원하였습니다. 수술을 받은 수지의 엄마는 퇴원을 후 장기간의 요양생활을 시작하였고, 절대 술을 마시지 않고 치료에만 집중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소녀의 꿈

    가정방문을 하니 수지의 집은 엉망이었습니다. 몇 년전 사례관리를 통해 주거환경개선을 하였지만 그 사이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다시 생기고 하수구는 역류하여 악취가 진동하였습니다. 또한 집안에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로 발 디딜 곳이 없어 당장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였습니다. 단칸방에 화장실도 없는 좁은 집에 살고 있는 수지는 자기만의 공간인 ‘내 방’이 있었으면 하고, 햇빛이 잘 드는 깨끗한 집에서 살고 싶어 하였습니다.

    또한 수지는 중학생 때부터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무대연출, 분장에 관심을 갖게 되어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원비와 실습비가 너무 비싸 그냥 꿈만 꾸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에는 엄마가 큰 수술까지 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더욱 커져 이사비용과 수지의 학원비를 마련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
    수지의 어려운 상황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의 기관 실무자들과 함께 방법을 모색하였습니다.

    “엄마가 큰 수술로 인해 근로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생계비 조정이 필요합니다.”
    “주거취약가구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관실무자들의 추천으로 수지엄마의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계비를 조정 신청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였고,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하여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전세임대주택에 선정되면 이후 집을 구해야 하는데 외출에 어려움이 많은 수지엄마를 대신해 부동산에서 알맞은 집을 추천해 주셨고, 수지와 엄마가 모두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여기가 제 방이에요. 아무것도 없지만 제 공간이 생긴 것만으로 너무 좋아요”라며 수지는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꿈을 향한 날갯짓

    그리고 얼마 후 수지는 ○○장학재단에서 면접을 봤습니다. 자기소개서와 진로계획서를 작성하고 예상질문을 연습하면서,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무척이나 설렌다고 하였습니다. 면접을 본 후 수지는 100여만원의 장학금을 받아 미용학원에 등록하였고 학원에서도 수지의 어려운 사정과 배우고자하는 의지를 보시고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 나중에 제가 머리 해드릴게요. 꼭 놀러오세요”
    8개월이 지난 지금 수지는 미용학원 6개월 과정을 모두 수료하였고, 계속 실습을 하면서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수지의 엄마는 외래진료와 약물복용을 꾸준히 진행하여 완치되었고, 이제는 다시 근로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으로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본인은 꼭 일이 하고 싶다고 하시며, 현재까지 금주를 유지한 상태로 정기적인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수지와 엄마는 이제 삶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겼습니다. 맞춤형복지서비스와 본인의 의지, 그리고 지역사회의 관심이 만나 일상생활에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꿈을 꾸는 평범한 소녀, 어여쁜 여고생 수지를 늘 응원합니다.

    심곡종합사회복지관 최은정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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