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문화 축제가 더위를 한방에 날렸다. 스무 살 성년이 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21일 오후 7시, 실내를 벗어나 시청 잔디광장에서 개막식이 개최됐다. 레드카펫의 주인공들이 등장할 때마다 취재진들 열기가 대단했다.

▲ 시청 3층에서 본 레드카펫     ▲ 취재진의 열기

올해 개막식은 여느 해보다 색다른 점들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야외이다 보니 중앙공원에 운동 나온 시민, 시청 근처를 지나가던 시민, 가족 단위로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 등 '개막식 기웃거림'이 장관을 이뤘다. 개막식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개막식 잔디광장을 날다

▲ 시청 풍경

▲ 시청 풍경     ▲ 관객들

시청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김성중(39)씨는 "개막식 때마다 혼자 다녔는데 올해는 모처럼 아버지, 어머니, 아내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또한 "실내에서는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가슴이 답답했다"며 "야외니까 개막을 선포할 때 하늘로 치솟는 불꽃이 장관"이라고 말했다. "잔디 광장의 여건상 자리가 부족하여 돗자리 깔고 보는 것도 추억거리"라며 가족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 잔디광장 입구     ▲ 잔디광장 울타리 지킴이     ▲ 관객들

울타리 역할 하는 파란 옷을 입은 시설물, 4곳에 설치된 간의 입구, 레드카펫 주위를 단단히 지키는 철재 사이로 틈새를 엿보는 시민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 밤하늘에 떠 있는 달, 잔디광장 위에 둥실 춤추는 영화제 알리는 풍선, 간간이 불어와 옷깃을 스치는 바람, 아이들의 웃음소리, 의자와 식탁에 올라가 핸드폰에 풍경을 담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개막을 알리는 불꽃으로 인하여 터지는 함성, 이런 것들이 야외이기에 가능했다.

깊은 산 속에서 아이 6명을 홀로 키우던 아주 독특한 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 문명사회에서 겪는 이야기를 통해 '판타스틱 패밀리'의 탄생을 보여주는 개막작 <캡틴 판타스틱 Captain Fantastic>도 아주 괜찮았다. 영화 보는 동안 영화 속 목소리가 깊은 산 속에서 울리는 메아리처럼 들려와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했다.

올해 영화제는 역대 최다 편수인 49개국 320편의 영화가 부천시청 등 주요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매니아들의 발길이 속속 부천으로 향한다.

영화제 관련 문의 327-6313~4, www.bif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