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지우개를 빌려 주어서 감사하다’ ‘녹색어머니 덕분에 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어 감사하다’ 부천성주초등학교(교장 이용연) 어린이들은 자신의 주변과 관계된 모든 대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올 3월부터 쓰기 시작한 ‘감사노트’ 덕분이다. 감사노트는 ‘행복을 주는 1.2.3습관’ 프로젝트로 하루에 한 번 이상 착한 일을 하고, 한 달에 두 권 이상의 책을 읽고, 하루에 세 가지 감사한 일을 기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숙제처럼 생각이 됐지만 자꾸 쓰다 보니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모두 ‘감사’로 바뀌었다”는 4학년 류호진(남)군. “혹시라도 깜박할까 봐 감사한 생각이 들면 바로바로 메모해 뒀다가 저녁에 감사노트를 기록한다”는 6학년 이차니(여)양. “시간이 지나면서 감사노트에 쓸 게 점점 많아진다”는 3학년 김율희(여)양 등 감사노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학부모 이시현 씨는 “인성교육이 학교장의 구호에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우리학교의 자랑이다. 올 3월 총회에서 감사노트 쓰기에 대한 교장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 매일매일 습관처럼 쓰는 '감사노트'

올해 부임한 김령희 교무부장은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이 참 좋았다. 성주산 자락의 숲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도 있는데다가 아이들의 인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인성. 감성지수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다. 교내 자투리땅과 텃밭상자에서는 각 반에서 가꾸는 각종 채소가 어우러져 자라고 곳곳에서는 철따라 야생화가 핀다. 학생들의 끼를 보여주는 콘서트가 매월 열리며 등굣길 교문에서 교장선생님이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아침맞이를 한다. 이쯤 되면 ‘행복학교’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 각 반별로 가꾸고 있는 텃밭의 채소들

이 학교 교정의 나무와 야생화는 2백 가지가 넘는다. 이를 활용해 6월과 10월에 ‘야생화 골든벨 대회’를 열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식물의 사진과 설명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고 매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벤트도 연다. 꽃 이름으로 삼행시 쓰기, 백 만 송이 장미공원 다녀온 후 인증 샷 올리기, 할미꽃 한 송이를 찾아라 등 다양한 미션이 주어진다. 과제를 수행해서 올리면 매월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데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다고 한다. 2학년 경지유 양은 “야생화 골든벨 대회를 하면서 꽃 이름을 많이 알게 되고 식물에 관심도 갖게 됐다”고 한다.

▲ 야생화 관찰에 열중하는 어린이들

교내에서 만난 아이들은 한결같이 공수를 한 채 “효도하겠습니다” 하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했던가. 아이들의 말씨, 맘씨, 행동, 표정부터 확실히 다르다. 부천미래학교 2년차인 성주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 야생화 골든벨대회 모습

부천성주초등학교 611-3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