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대단하네요. 정말 멋지네요. 어쩌면 이렇게 농사를 잘 지으셨어요!” 옥상 텃밭을 보자마자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심곡 본1동 경인로 170번길 101 <우성 그랑시아 > 16가구 입주민들이 가꿔 온 옥상 텃밭이다. 상추, 가지, 토마토는 기본이고 도라지며 여주, 호박, 더덕, 대추나무까지 있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리며 내 물, 네 물 따지지 않고 먼저 올라온 사람이 다 뿌려준다. 그것은 한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한여름 땡볕에도 식물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입주민들의 식탁에 오른다. 주말이면 정자에서 즉석 삼겹살 파티도 즐긴다.

역곡에서 살다가 3년 전에 분양한 다세대 주택(빌라)으로 이사 왔다는 김방숙 통장(63)은 “입주 당시에는 모두가 데면데면 했어요. 서로가 자존심도 있었고요. 사소한 다툼도 있었지요. 친한 사람 외에는 거의 인사도 않고 살았어요. 지금은 옥상에서 자주 만나다보니 뉘 집 아이가 몇 학년이고, 그 부모님 어디가 편찮으시고, 서로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다 알아요, 옥상에 올라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사람들이 모두 예뻐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모든 것이 이해가 돼요. 이제는 16가구가 웃음꽃이 피어나요. 분기별로 반상회도하고, 빌라의 좋은 점이라고 봅니다.”

말벗이 필요하면 옥상으로 와서 대화를 한다는 입주민 김영태 (74, 전직 목사)는 "서로 산다는 것은 협동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용이 필요합니다. 요즘 그렇지 못해서 탈이 납니다. 서로 모여서 어울리다보니, 그래도 옛날의 향수가 남아서 동심으로 젖어들기도 하지요. 옆집 아이도 서로 지켜주고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부천시 원도심 곳곳에는 빌라가 많이 지어졌다. 커다란 아파트단지에서는 이웃에 누가 사망하여도 모르고 관심 없이 지내는데, 빌라에서는 자주 만나다보니 화합, 이해, 배려가 가능하다. 이런 빌라의 장점들을 잘 활용하면 우리가 살아가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옥상 텃밭은 이웃 간의 행복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손바닥만 한 정원이건, 옥상 텃밭이건 내가 먼저 만들어 보자. 그것을 가꾸는 모습은 아름답다. 이름 없는 백발노인이 가꾸는 모습도 그 잔영은 푸르고 아름답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