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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이 형 사랑해요 계속 뛰어줘!"부천FC 17번 김상록, 필요한 선수로 남고 싶어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  kabbalah1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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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9  17: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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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찰청 경기를 앞둔 6월의 한낮 김상록을 만났다.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신중했고 그 속에 후배들을 아끼는 모습이 베어 있었다. 그가 후배들을 생각하는 만큼 김상록을 사랑하는 한 후배가 있다. 이 인터뷰는 김상록을 사랑하는 후배가 전하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됐다.

To. 상록이형

상록이형 사랑해~ 

2일 홈경기 충주 전에서 넣은 형의 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한 동안 승리에 목말라 하던 우리였는데..그 간의 무승을 끊은것도 모자라 승점 3점도 챙길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그날 달빛 아래에서 모두 함께 ‘랄랄라 송’ 불렀을 때 형도 신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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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인천 유나이티드, 부산 아이파크 등 클래식 팀에서 활약했던 형이 우리 팀에 왔을 때 솔직히 놀랐어. 팀 내 띠 동갑 넘게 차이나는 동생들이 불편할 법도 한데 먼저 다가와 말 걸며 편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형이 가끔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웃긴지.. 형은 그거 모르지?
 
  ▲ 2일 충주와 홈경기에서 김상록이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기뻐 하고 있다. 6일 광주원정경기에서 김상록의 어시스트로 헤딩골을 넣은 노대호와 환호하는 부천FC 선수들. (사진제공=부천FC)  
▲ 2일 충주와 홈경기에서 김상록이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기뻐 하고 있다. 6일 광주원정경기에서 김상록의 어시스트로 헤딩골을 넣은 노대호와 환호하는 부천FC 선수들. (사진제공=부천FC)

 형은 ‘부루마블’ 게임의 달인

형은 ‘부루마블’의 천재. 주사위 던지기가 무섭게 해당되는 도시의 이름과 구매비용을 척척 말하는 형을 보면 ‘부루마블의 달인’이라 부르고 싶어. 하긴 20년 동안  내공을 쌓았다고 하니.. 그럴수도 있겠다.. ^^ 그리고 형! 사실 나도 다 알고 있어. 이 게임도 우리랑 친해지고 싶어서 시작했다는 거 말이야. 그래서 너무 고마워. 

34살의 형을 처음 맞이했을 때 사실 난 형이 우리 팀 코치인 줄 알았어. 하긴 지금 플레잉코치이자 선수로 뛰고 있으니까 선생님이기도 하네? ^^  

형! 예전에 내가 '형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이 무엇이냐고 물었던거 기억나? 그때 형은 대학 때 우승했던 경험이 가장 소중하다고 했었잖아? 솔직히 그 대답듣고 의아했었어. 내가 만약 형이었다면 고려대 졸업 후 드래프트 1순위로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을 때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었을텐데... 그건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그런가? ^^; 

하긴, 형 이야기 들으니 그때의 심정도 이해되더라고. 8년 동안 우승 없던 고려대학교에서 신입생이었던 형이 ‘대학선수권대회’의 골든골을 넣어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니...나도 그런 형을 닮고 싶다. 그때도 교체선수로 나가 결승골 넣었다고 했지? 

대통령배 최우수선수

누군가에게 이런말을 들은 적 있어. 2000년, 형이 4학년 때이지 아마?  ‘제 48회 대통령배축구대회’에서 형이 결승골을 넣어 고려대학교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말야. 당시 그 경기는 프로와 내셔날 모든 팀이 참가하는 경기였는데 대학팀이 우승하다니!!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다 뿌듯하더라... 알고보니 대학팀이 그 대회에서 우승한 건 십 몇 년 만의 일이었다며. 그 일로 인해 형은 당시 우승의 중심에 있었고 최우수선수상까지 받았으니 형 입장에서는 정말 소중한 기억이겠다. 

형의 화려한 클래식리그 경험을 무용담처럼 떠들기만 해도 모자를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최고의 팀이고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점 정말 배우고 싶어.

프로 데뷔 첫 해 포항에서 신인왕 후보까지 올랐던 우리 상록이형 자랑스럽다. 형도 포항에서는 처음 교체멤버였지만  같은 팀 선배 하석주 동료 이동국 등이 뛰는 모습을 보며 노력해 곧 주전멤버로 올라 섰다고 했지?
 
 

 

 본받고 싶은 선배 홍명보, 데얀 과는 ‘조금영어’로 의사소통  

2002년에는 지금의 홍명보 감독 님이 형을 챙겨주고 많이 가르쳐 주어서 잘 따랐다고 했어. 형이 그렇게 존경하고 모든걸 본받고 싶어하는 홍명보 감독. 그런것 처럼 나도 형을 본받으면 안될까? 

2007년 인천선수 시절 K리그 축구선수 52번째로 20-20에 가입되었지. 30골 30어시스트는 골은 30골 이상 넣었고 어시스트가 부족해서 안된 거였고. 부천에서 쌓는 공격 포인트가 반영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다고 하지만 인정된다면 형이 꼭 30-30도 달성했으면 좋겠다.  

형이 몸담았던 클래식 팀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07년, 지금은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데얀과 선수 생활할 때 데얀이 잘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형도 그만큼 열심히 해주어서 그 기록이 나온 거라 생각해. 그리고 데얀이랑은 형만의 언어인 ‘조금영어’로 말했다며? 이런 점들이 우리에게 웃음을 준다는 거 형은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클래식 팀에 있었을 때는 대부분 선발명단에 들어가 있던 선수였는데 부천에서는 후보명단에 들어가 있는 선수가 됐네. 14라운드까지 교체로도 못 나간 경기가 3게임. 기억나? 형 K리그 개막전 수원과의 경기에서 1분 남기고 교체선수로 들어가 공 한번 못 차보고 경기 끝났었잖아. 그래도 형은 부천선수로 그라운드를 다시 밟을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했어.  

부천FC는 인연의 끈  

형과 부천FC와의 인연은 곽경근 감독님의 부름으로 오게 됐지. 감독님 동문 후배로 끈끈한 인연이 이어져 오게 됐다고. 감독님에게 형은 불러주어서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말했어. 그런게 어쩌면 부담이되었을텐데.. 이제 그런 짐은 조금 내려놓고 형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으면 좋겠어. 감독님께서도 형에 대해 후반조커 역할을 훌륭히 잘해주고 있는 선수라고  말씀하시더라고. 생각처럼 잘 해주고 있는 선수라고 하셨으니 자신있게 실력을 보여줘. 

7년 연애해서 2006년에 결혼한 형은 형수님이랑 생활해야 되니 숙소생활 안 해서 부러워. 나도 결혼하면 숙소생활 벗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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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선수는 실력 위에 인성이 중요

부천선수들 모두 한참 어린 동생들이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지? 형이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당부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것 알고 있어.  형은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축구실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어서 더 할 말은 없다고 말했지. 그 바탕에 인성이 바른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그말 명심할게. 아무리 축구를 잘해도 살아가는 데에는 인성이 중요하고, 마음이 바른 선수여야 프로에서 오래 버틸 수 있다는 형의 조언 가슴에 새길게. 그리고 어느 팀에 가던 지도자에게 맞추어야 한다는 것. 아직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겠지만 많은 지도자들을 경험해 본 형이 한 말이니 꼭 기억해 두어야 되겠어. 프로선수가 한 팀에서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건 힘들다는 것. 팀을 옮길 때 마다 적응하기 어렵다는 건 형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에 더욱 믿고 따를게. 

형이 그랬지? 곽경근 감독님은 선수를 믿고 맡기는 감독이라고 말이야. 감독님 같은 스타일은 선수들이 뛰기에는 편하지만 그 믿음을 지키지 못하면 안된다 라고도 말했고. 그말 우리도 꼭 알아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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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매남 상록’으로 남아줘  

대부분 형 동기들은 감독이나 코치로 활동하는 데 형은 왜 선수로 뛰는지 궁금해. 그럴 때마다 형은 선수로 뛴다는 것은 정말 좋은 점이다. 지도자는 해본 적도 없고 선수만 해보았다. 지도자를 하는 친구들도 선수 할 때가 좋다고 말한다며 이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고 말했어. 팀에 도움 안 되고 매력적이지 않으면 그만두어야 한다는 형의 생각. 형이 부천FC의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선수 ‘볼매남 상록’으로 남아주길 바래.  

형은 항상 개인기록보다는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도움주고 싶다고..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어. 형은 지금도 90분 내내 뛸 수 있지만 동생들이 잘해주고 있어서 후반에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고.. 패할 뻔 했던 지난 광주 원정 경기에서도 대호(노대호)가 헤딩을 잘해주어서 골이 들어간 거라며 동생들 먼저 치켜세워 주는 그 맘이 너무 멋지고 본받고 싶다.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잘 돌아가게 중간역할 해주고 싶고 30명 동생들 모두 아낀다는 형의 말 모두 고마워. 형도 운동장에 와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고, 승리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지. 그래 형 말대로 즐기는 축구 같이 하면서 부천의 ‘볼매남 상록’으로 쭉~~뛰어주길 바래.

FROM 형을 닮고 싶은 동생 **이가  

▶인터뷰를 닫으며

부천FC 팬들에게 한마디 전하는 사인을 부탁하자 ‘헤르메스 사랑해요’라고 쓴다. 보는 사람들이 설정 아닌가요? 라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아니라는 말 전하고 싶다. 그는 부천 서포터석에서 김상록~ 김상록~ 외치는 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그 함성의 답장을 그는 사인으로 조용히 대신했다.  

*글 사진 : 김덕영(블로그)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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