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3개월 만에 개업하고, 음식집  절반이 개업 1년에 문 닫는다.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꼴찌.

지난해 말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표한 ‘자영업자 지원사업 평가’ 내용이다.

▲40여 년 한 장소에서 과자를 구워온 조익중 대표

▲대형매장에서 납품의뢰도 받지만  부부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이 보고서는 ‘3년 하면 오래 버틴 것’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열악한 자영업의 현실을 잘 말해 준다. 그런 가운데 40여 년 변함없이 그것도 한자리에서 과자점을 하고 있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부천 남부역에서 소명지하도로 방향으로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부천 센베과자전문점. 일본식 옛날 생과자로 알려진 센베과자는 겨울철 대표적인 간식거리다.

부천시 승격의 역사와 거의 같은 기간 과자를 구워온 조익중(67)씨는 “전남 순천이 고향으로 20살 때 누나가 있는 부천으로 왔다. 누나가 굽는 과자를 보며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 평생직업이 되었다. 어릴 적부터 눈썰미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고, 만들기를 좋아해서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었다”라고 과자와의 인연을 들려줬다. 

▲겨울에는 하루 5~6시간씩 과자를 굽는다.                                   ▲생강, 밤송이, 깨강정 등 과자 종류는  15가지다.

센베과자는 달달하고 바삭바삭한 게 특징이라 겨울이 제철이라 할 수 있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눅눅해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모양부터 향수를 자극하는 두툼한 무쇠과자틀을 이용해 매일 5~6시간씩 굽는다. 종류는 충남 당진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생강을 재료로 한 생강과자를 비롯, 깨강정, 땅콩, 밤송이 등 15가지다. 가격은 1근(600g)에 6천원.

조 씨의 부인은 “남편은 성격이 워낙 까다로워 힘들기도 하지만, 세심하고 고집이 세니 과자 맛을 내는 데는 좋은 거 같다. 제대로 된 맛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라며 “우리집 과자 맛을 잊을 수 없다며 먼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고 잊지 않고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 방부제를 일절 넣지 않고 구워서 유통기한이 짧다. 대형매장 납품도 의뢰 받지만, 확장하지 않고 남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한다”고 귀띔했다.

▲ 부천 남부역에서 소명지하도로 방향으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부천 센베과자점

조 씨는 “맛도 유행도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상에 대를 이어 젊은이들도 좋아해서 지금까지 이어왔다.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 하다 물려주고 싶다.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아 다행이다.유동인구가 많고 역동적인  부천역 주변에서 부천의 변화상을 지켜보며 반세기를 별 굴곡 없이 산 것도 다행이다 ”라고 웃었다.

안양에서 과자를 사러 왔다는 한 고객은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깊은 맛이 난다. 타 과자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다르다. 이민 간 친척이 부처 달라고 해서 사러왔다. 포장지, 간판, 인테리어 등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맛으로 승부를 거는 우직함에도 믿음이 간다”라고 평했다. 

부천 센베과자전문점☎ 664-5246 

최정애 복사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