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젤에 전시된 아파트 벽면 만화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김 시장과 내빈들

송내 지하철역에서 북 광장 쪽으로 나오면 말쑥하게 새 단장한 역사가 반긴다. 이어 정면으로 상.중동을 잇는 왕복 10차로 송내대로를 따라 양옆으로 빼곡한 아파트 벽면이 새로운 옷을 입고 주섬주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지난 24일 아파트 만화벽화 제막식을 계기로 송내대로변의 아파트들은 이제 저마다의 스토리텔링을 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만화벽화 제막식은 반달마을 1831동 앞에서 주민 100여명과 만화작가(윤승운. 신문수. 이두호. 김동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재록 원장, 한국카툰협회 조관제 회장과 내빈 그리고 김만수 부천시장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만수 시장

김 시장은 “우리가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을 이야기할 때 기발하다, 만화스럽다라는 말을 한다. 오늘은 만화가 주는 무한한 상상력을 송내대로에 있는 아파트 벽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날”이라면서 “앞으로 부천 곳곳에 만화가 스며들어 많은 시민들이 웃음을 머금고 살아가는 재미있는 만화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송내대로변의 아파트 회색 벽이 다채롭고 다양한 만화의 캔버스가 되도록 꾸미면 전국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에 찬 인사말을 이어갔다.

▲ 맹꽁이 서당(윤승운 작)벽화 제막식 장면

 ‘맹꽁이 서당’의 윤승운 작가는 “어른과 아이들이 만화벽화를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좋은 감성과 인성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끔찍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부천이 만화를 예술로 인정하고 이러한 기획을 해 준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조관제 회장은“만화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사업이 바로 이번 아파트 벽화이다. 이 거리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만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으며 부천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윤승운 작가의 축사 모습

▲ 조관제 회장의 축사

반달마을 삼익아파트에는 정필원 작가의 ‘패밀리 맨’이, 한아름마을에는 이두호 작가의 ‘머털도사’와 이현세 작가의 ‘까치’가 등장한다. 꿈동산아파트에는 80년대 인기만화 작품 ‘맹꽁이 서당’의 한 장면이 시선을 머물게 하고 신문수 작가의 명랑만화 ‘로봇찌빠’도 추억을 되새김질 하게 해 준다. 반달마을 주민 홍의연 씨는 “아파트 벽면의 ‘맹꽁이 서당’ 만화를 보니 아이들이 어렸을 적 재미있게 만화책 보던 모습이 생각난다”며 “마을에 이야기 거리가 생겨난 것 같아 풍족한 느낌”이라고. 한국아파트 주민 장말남 씨는 “어릴 적, 만화책 읽으면 불량아이로 취급 받았는데 이제는 만화가 문화가 된 시대가 됐다. 아파트가 새로운 패션의 옷을 입은 것 같아 아주 멋지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 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과 기념 촬영

얼마 전 중국의 옌타이 시와 손잡고 ‘K웹툰’을 수출하기로 하면서 이제 우리 부천은 대내외적으로 명실상부한 만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도시 곳곳이 만화로 스며들면서 시민들은 즐거운 공상과 상상으로 가득한 일상이 돼 갈 것이다.

복사골기자 이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