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좋아하니까 친구들과 가끔씩 하고요, 주말에만 허용된 시간에 제가 좋아하는 마이크래프트 게임해요”(박주형 소안초 6)

“게임, 당연히 좋아하죠. 그런데 저는 친구들과 조금 다른 것이 게임설치와 삭제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시간 단위로 삭제하기도 하고, 하루 만에 삭제하기도 해요. 일주일 이상 가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아요. 게임을 설치하면 우선 분석을 하는데 그에 따라 게임 유지 기간이 달라지는 거지요”(이재준 소안중 1)

주형 군과 재준 군은 지난 해 11월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제 8회 공개소프트웨어개발자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두 사람은 또래 남자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컴퓨터 게임을 좋아한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칙연산을 배울 수 있는 스토리텔링식 수학게임인 ‘NUMBER GAME'을 만들었다.

▲ 재준.주형 군이 직접 개발한 '넘버게임'

수학 마법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마왕에게 납치당한 약혼녀를 구하기 위해 사칙연산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담은 교육용 게임이다. 한 자리에서부터 두 자릿수까지 더하기, 빼기, 곱하기, 사칙연산 식 구하기의 5단계로 만들어졌다. 각 단계에서 주어지는 5-6개의 문제를 모두 맞혀야 몬스터를 무찌르고 마왕의 성에 도착하게 된다.

작년 9월, 게임을 만들 당시 재준 군은 6학년(소안초)이었다. 그에게는 1학년짜리 동생이 있었는데 사칙연산을 이해하는 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게임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공개소프트웨어개발자대회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도전하게 됐다. 이웃에 사는 1년 후배 주형 군과 대회 참여를 계획하고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데 돌입, 약 40일 만에 ‘넘버게임’이 완성됐다.

“게임을 만들고 동생에게 적용했더니 어머니가 이론적으로 지도할 때 보다 이해도 훨씬 빠르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만족스러웠다”는 재준 군은 이웃의 한 초등학교 주관으로 진행된 과학. 수학 중심의 영재반에서 1년 간 공부한 적이 있다. 또한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한 것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주형 군 역시 영재반에서 1년 간 수업한 적이 있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과천 과학관에서 스크래치(미국 매사추세츠 공대에서 개발해 무료로 공개한 교육용 프로그램 언어)프로젝트 수업에 참여, 기본 기능을 익힌 경험이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스크래치를 활용하면 게임을 유용하게 만들 수 있다“ 며 ”스크래치 누리집(scratch.mit.edu)에 가입하면 퍼즐을 맞추듯 명령어를 조합하는 식으로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다”고 주형 군은 말한다.

이들은 평소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게임개발’이라는 성공을 이뤘고 장관상 수상까지 하면서 이제는 무엇이든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 때론 친구처럼, 형제처럼 지내는 재준 군과 주형 군

재준 군의 어머니(임미영)는 “평소 독서를 많이 한 것이 스토리텔링식 게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아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허용하는 편”이라는 평소 교육관을 내비쳤다.주형 군의 담임 교사(오진숙)는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척척 하는 편이며 상식이 아주 풍부하고 탐구심이 남다른 점이 특징“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 대부분이 부모님이 짜 준 스케줄에 맞춰 학원 다니기 바쁘다 보니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이를 실행할 시간이 없다. 그리고 성적 중심의 교육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주저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재준 군은 역시 또래 청소년과 사회를 보는 눈높이가 달랐다. 장래에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서가 돼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주형 군과 빌게이츠, 주커 버그를 능가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재준 군이 다음에 내 놓을 게임 유형은 무엇일지 사뭇 기대된다.

부천소안초등학교 ☎ 070-7099-3003 주부기자 이 주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