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형 미안해”

개막전 첫 골을 터트린 임창균(24세) 선수가 골 넣었을때 소감이다. “골이랑 연결될 지 몰랐어요. 오른 쪽에 붙어 있던 노대호 선수에게 패스 하려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고, 골을 놓치지 않으려고 슛팅 한 것이 골인이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라고 말했다.  

 임창균 모셔가기 경쟁

 임창균 선수는 시즌 시작 전부터 주목받았다. 신인 드래프트 선발 1순위. ‘내노라’ 하는 구단에서 서로 모셔가기 대상이었고  임 선수를 잡는 팀은 든든한 버팀목을 얻는 것이었다.

 부천FC와 인연이었을까? 영등포공고 재학시절부터 임 선수를 눈여겨보았던 곽경근 감독은 가장 먼저 임창균 선수를 낚아챘다. 곽 감독은 임 선수를 “머리로 축구하는 선수이다. 과거 윤정환 선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곽 감독은 누누이 임 선수에 대한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가장 기대되는 선수, 주목해야 될 선수 구단 관계자나 서포터들도 임 선수를 주목하고 있다.  

이런 관심에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주면 더 잘해요”라며 “감독님은 정작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런 말씀 안하세요. 주윗 분들에게 전해 들을 뿐이죠. 그런거보면 그냥 저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인 것 같아요.”라며 겸손한 마음을 내비쳤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와 닮았다는 말은 최고의 찬사입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며 더 즐겁게, 더 힘내서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라고 말했다.

  부천FC1995에 입성하다

부천FC1995에 선발됐다는 소식에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그의 아버지.  “창균아 너에게는 기회다”라며 단호히 말을 잘랐다.  드래프트 1순위에 올랐다는 기대와 결과는 연봉 5천만원의 2부리그 선수.  그의 친한 친구들과 친척들은 당연히 1부 리그의 자랑할 만한 몸값을 받고 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유명한 팀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창단 팀에서 너의 진가를 더욱 발휘할 수 있다”란 아버지의 말은 잔소리가 아닌 현명한 조언으로 받아들였다.  

곽 감독과도 고교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기에 “나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시는 감독님이 있는 팀이어서 든든했다. 그래서 오게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마음을 다잡은 후 ‘부천’이란 곳이 눈에 들어왔다. "중학교 때부터 서울 생활을 했지만 이곳에 처음 왔을때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은 숙소 바로 코앞에 있는 소풍 터미널이 왜 이리 멀었는지... 처음에는 그 곳도 택시 타고 다녔으니까요." 이제는 상동성당도 걸어다닌다. 세바스티노란 세려명을 받은 임창균 선수는 카톨릭 신자이다. 

일본어 정도야 독학으로  
 '머리 굴리는 선수'란 애칭이 나온 이유도 임 선수의 책읽기에서 시작된다. ‘한 달에 한권씩은 꼭 읽고 실천하자’란 생각으로 노력한다. 이번 달에 읽고 있는 책은 김난도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후속작품이기에 손이 갔다"며 4월에 읽을 책은 아직 정하지 못해 고민 중이다.

책 이야기가 나오자 신이 났다. “책 선물 받는 것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일본어도 스스로 독학한 케이스. 경희대 축구부 시절 “대학 축구부때는 남는 시간이 있더라구요 이 시간에 무얼 할까 생각해보니 제2외국어 하나 정도는 준비해두자란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노트에 ‘히라가나’ 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그때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선수가 축구부에 있었고 그 친구랑 친해져서 일본어를 쉽게 터득할 수 있었죠.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 비속어, 욕설 등도 재미있게 배웠어요. 간단히 의사소통 하는 수준이지 유창한 건 아닙니다”라고 꼭 집어서 말한다.

이 참에 J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냐는 말에 “아직은 K리그가 좋아요 하지만 제가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언어가 준비되어 있으니 조금은 수월해지겠죠?”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가수는 포맨 다이나믹 듀오 더원 등 가창력 있고 색깔 있는 가수를 선호한다. 가요 팝음악 힙합음악 등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즐겨듣고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해 휴식 시간에는 친한 선수들과 영화관을 즐겨 찾는다고.

신인선수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터뷰 자세이기에 따로 연습하냐고 묻자 “보는 것 듣는 것을 좋아해서 말하는 것도 자연스러운것 같아요” 라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흘러나온다. 이 참에 “여자친구 있느냐”라는 질문에 “없어요. 왜요? 소개시켜주시려고요?”라며 소녀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긴장감과 달콤한 휴식

토요일 경기가 끝난 후에는 달콤한 휴식에 들어간다. 하지만 휴식도 잠시뿐. 월요일부터 몸풀기 화요일 수요일에는 연습경기 목요일 부터는 임창균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긴장한다. “경기전 날 숙소 안엔 적막감이 흘러요. 말 한마디, 발자국 소리까지 모든 게 조심스럽죠. 경기에 임박해서는 화장실 다녀오는 것 까지도 예민해져요. ”라며 극도의 긴장감을 나타냈다. 개막 전 임 선수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서 부모님도 올라오시고 남동생도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지만 피곤함 때문에 제대로 시간을 못보냈다는 말도 전했다.

가족들과도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도 버거운 현실이 힘들법도 하지만 임 선수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선수로 남고 싶기에 꿋꿋이 참고 있다.

카카오톡 닉네임도 ‘생각, 실천, 결과’이다. 배경화면은 ‘나태함, 그 순간은 달콤하나 결과는 비참하다’ 란 비장한 문구처럼 일주일동안 주말 한 경기를 위해 꽉 짜여진 생활을 톱니바퀴처럼 한 땀 한 땀 풀어나가고 있다.

든든한 서포터 큰 힘 

 “든든한 서포터들이 있기에 걱정없어요. 그들을 등에 업고 경기하는 기분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부탁드려요”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임 선수는 그렇게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임창균 선수 SNS

http://www.twitter.com/IMniesta77

http://www.facebook.com/changgyoun.lim

 *글 : 김덕영 (제2기 부천시블로그기자단)

*사진 : 김덕영, 부천FC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