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목요일.

오늘은 201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날입니다. 며칠째 푸근하던 날씨가 올들어 처음으로 영하로 떨어지면서 예로부터 전해오던 수능한파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군요.

출근도 하기 전에 아침 일찍 카메라를 메고 송내동에 있는 부천고등학교로 출동했습니다.

일곱시 43분. 부천고등학교 정문 앞 골목길에 들어서자 수험생들을 태운 승용차와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는 가운데 현장 지원을 나온 경찰관들과 모범택시 기사분들도 교통정리에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띄고, 필기도구와 도시락 등 시험에 필요한 것들이 든 가방을 메고 교문으로 입장하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바빠보입니다.

교문 앞에는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소사고등학교 재학생 동생들이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손을 부비며 모여 서있네요.

그 옆에는 정성껏 마련한 사탕과 초콜렛, 소세지 등 간식 선물꾸러미가 눈길을 끌고 있구요.

마침 교문으로 들어서는 선배를 알아보고 반갑게 달려가 선물꾸러미를 건네면서 힘을 보탭니다.

"선배님, 수능시험 잘보세요."

그 옆에서는 또 다른 학교에서 응원 나온 선생님이 제자의 손을 꼬옥 잡아주며 격려해주시는 모습이 정겹게 보이는 한편

아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내고 멀어지는 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엄마 뒷모습에 코끝이 찡해지네요.

8시 10분경, 입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오자 서둘러 차에서 내려 달리는 수험생과, 깜빡 차에 빠트리고 나온 가방을 전해주러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경찰관 아저씨의 걸음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입장 시간이 지나 교문이 닫히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던 후배 중 한 여학생이 맨바닥에 담요를 깔아놓고는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나서는 다시 바닥에 엎드려 간절하게 절을합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마운 후배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성으로 모든 수험생이 희망하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수험생들을 들여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노랗고 붉은 단풍잎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입니다.

오늘 최선을 다한 수험생들의 미래도 저 단풍처럼 화려하게 빛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