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부천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최종 선정된 트리샤 박(Tricia Park)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작가님의 가족, 취미, 커리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한국계 미국인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이며 작가입니다. 열 세살부터 공연 투어를 시작했고 이후로 다섯 개 대륙에서 공연을 했고, 명망 높은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Avery Fisher Career Grant)를 수상했습니다. 줄리아드 스쿨을 졸업했고 시카고 예술 대학()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어요. 스탈링-델레이 펠로우쉽 (Starling-DeLay Fellowship)도 받았습니다.

“쉬는 시간인가요? 한 과거 어린이 신동의 고백”(Is it Recess Yet? Confessions of a Former Child Prodigy)이라는 팟캐스트의 진행자이자 제작자입니다. 시카고 예술 대학과 아이오와 대학 (University of Iowa)에서 교수진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현재는 그레이울프 출판사(Graywolf Press)에서 일합니다. 여성과 성 소수자 작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단체인 우먼 후 써밋(Women Who Submit)의 시카고 지부 공동 책임자기도 해요. 2021년에는 풀브라이트 장학금(Fulbright Grant)을 받고 서울로 와 음악과 문학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쓴 글은 클리버 매거진(Cleaver Magazine)과 에프 뉴스 매거진(F Newsmagazine)에 실렸습니다. 또한 씨앤알 출판사(C&R Press)와 더 럼푸스(The Rumpus) 경연대회의 최종 후보자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클리버 매거진 워크샵(Cleaver Magazine Workshops)의 이사진이며 창작 논픽션 편집자이자 강사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오와 여름 글쓰기 축제(the Iowa Summer Writing Festival)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바이올린이나 글쓰기를 배우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한 개인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 작품 중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작품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 의견이나 추천 아닌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생각하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공연 무대도 괜찮습니다.

최근에 클리버 매거진(Cleaver Magazine)에 실렸던 “두 번 접힌” (Double Folded)이라는 작품이요. 이 작품은 세계 전역에 퍼져있는 백인 우월주의 안에 억압적인 美의 기준으로 힘겨워 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 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라는 큰 맥락에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두 번 접힌” (Double Folded)은 제 글 중 가장 강력한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 봄에 작곡한 솔로 바이올린 곡 “소닉 아크”(A Sonic Arc)도 특별해요. 미국에서 선발되었던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 중에 쓰게 된 곡입니다. 오랫동안 더 많은 곡을 쓰고 싶었습니다. 저의 글과 음악이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표현되는 것을 보는 과정은 매우 즐겁습니다.

-2022년 부천 레지던시에 선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사람은 누구인가요?

가족입니다. 저는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과 매우 친밀한 관계에요.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가족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작가님은 부천 레지던시에 선발된 것 이외에도 훌륭한 상들을 받으셨습니다.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와 풀브라이트 장학금(Fulbright Grant)의 수상자로서 작가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에이버리 피셔(Avery Fisher)가 설립한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는 뉴욕 링컨 센터(Lincoln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가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뛰어난 악기 연주자들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이 상은 솔로 활동에 가능성을 보이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는 개인이 별도로 신청할 수 없으며 클래식 음악 기관의 주요 인원들로 구성된 패널에 의해 선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더 없이 감사한 행운이었습니다.

풀브라이트(Fulbright Grant)는 가장 경쟁력 있고 권위 있는 학술상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석사 프로그램을 졸업한 직후, 풀브라이트(Fulbright Grant)에 지원했는데...... 저의 석사 논문으로 진행했던 소설을 계속해서 작업하겠다는 내용으로 지원 했습니다. 즉, 저의 풀브라이트 연구 지원서는 이미 진행 중이던 소설을 위한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부천 레지던시 기간 동안에도 계속해서 이 작업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국계 디아스포라 작가이자 음악가이며 교육자로서, 조상의 조국인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습니다. 진행중인 이 소설은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제로 머물며 얻는 지식, 접근성, 복잡한 역사에 대한 이해와 한국에 있는 각계 전문가들 및 학자들과의 만남 없이 이 이야기를 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지요. 한국의 언어, 역사, 예술과 음악에 대한 몰입은 이 소설의 문화적 맥락을 강화시켜 줄 것입니다. 한국 방문은 제게 '귀향'이 주는 내적 압박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성장했지만, 내 뿌리의 역사를 이해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갈망이 늘 있었어요. 복잡한 갈망이었지요. 이것이 제가 풀브라이트 (Fulbright Grant)에 지원하게 된 계기였어요. 전세계 풀브라이트 네트워크의 일원이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작가님은 디아스포라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 팟캐스트 제작자, 편집자이며 작가입니다. 각 분야에서 작가님의 경력은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어요. 또, 아이오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의 간사인 존 케니언 (John Kenyon)과 협력하여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150명이 넘는 예술가들과 함께 50개가 넘는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글쓰기와 문학도 어렵지 않게 시작하신 듯 해요. 그렇지만, 작가로서의 전환은 여전히 도전이고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저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가이며 교육자입니다. 13살 때부터 바이올린 공연을 시작해 30년 동안 이어왔어요. 바이올린 신동으로 불리며 특별한 기회들이 주어졌지만 희생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학업 성적이 우수했고 고등학교 때 글쓰기에 가능성을 보여 작가로서의 길을 권유 받았지만 전문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택하기 위해 다른 관심사들을 포기해야 했어요. 저는 줄리아드 스쿨을 졸업했고, 20년 후 문학석사 과정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이수함으로써 비교적 쉽게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었어요. 문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저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경력을 살려 음악과 문학과의 학제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12년 전, 문학창의도시이자 미국에서 대표적인 문학도시로 불리는 아이오와 시티에 살았을 때, 음악과 문학을 융합한 학제간 행사(여름 축제)를 기획하는 MusicIC(뮤직아이씨)를 설립하는데 참여했어요.

-그레이울프 출판사(Graywolf Press)에서 파트타임 편집자로 일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편집자로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선정되었는지 들려주세요.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그레이울프 출판사(Graywolf Press)에서 출판 및 편집 인턴으로 일하면서 편집, 홍보 마케팅, 기금 모금 및 개발 등 여러 부서에서 근무했어요. 저는 제출물, 원고 거부 및 요청 초안, 추천 및 사본 요청, 시장 비교 조사, 미디어 및 광고 매체와의 연락, 저자 이벤트 및 투어 홍보, 홍보 지원, 조사, 사실 확인, 사본 편집 및 데이터 입력 등 다양한 일을 해야했지요. 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있었어요. 운이 좋았고 제가 진심으로 존중하는 출판사에서 일할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출판되는 모든 출판물을 사랑합니다. 작가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뿐만 아니라 그 곳의 업무 문화에도 매우 감명받았습니다.

-아이오와나 시카고 혹은 다른 어느 곳이든 작가님의 영적 고향으로 생각하는 도시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가족이 뉴욕에 있기 때문에 저는 자주 뉴욕에 머뭅니다. 석사 학위를 받은 시카고와도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제 심장은 시카고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뉴욕과 시카고 이 두 멋진 도시에 제 인생이 나누어져 있음에 감사합니다.

-작가님은 왜 소설을 쓰시려고 하나요? 왜 소설을 쓰는 데에 그렇게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는지 이유가 될 만한 일화가 있을까요?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이력이 제 글의 소재입니다. 저는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이며 작가입니다. 열 세살부터 공연 투어를 시작했고 이후로 다섯 개 대륙에서 공연을 했어요. 과도한 기대와 칭찬으로 가득했던 독특하고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이해하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동아시아인들이 클래식 음악에 적극 참여하려는 이유를 찾고 싶었어요. 신분, 인종, 성차별에 대한 질문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고자합니다.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전하고 싶은 새로운 소식이 있을까요?

2022년은 꽤 생산적인 해였습니다. 그레이울프 출판사의 일 외에도, 텍사스에서 진행되는 코르시카나 예술가·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도(Corsicana Artist and Writer Residency) 선발되는 행운을 누렸지요. 코로나 규제가 다소 완화되었기 때문에 공연도 활발해지고 있어요. 아이오 씨티와, 뉴햄프셔, 아칸소, 시카고, 그리고 사진에 첨부된 프리케스톨렌(Pulpit Rock) 산을 올랐던 노르웨이에서도 공연을 하고 낭독을 했어요.

-좌우명이 있습니까?

“하지만 당신의 고독은 아주 낯선 상황 속에서도 당신을 위한 의지처이자 고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바로 그 고독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당신의 모든 길들을 찾게 될 것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사랑해요. 몇년 동안 항상 이 얇은 책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지하철과 비행기에도 들고 탔으며 책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고 여백에 메모를 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위안을 얻었고,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에 대한 릴케의 연민은 저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창조적인 길을 걷는 것은 외롭습니다. 이 길에서 홀로 깊이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선 강한 믿음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트리샤 박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궁금하다면, www.isitrecessyet.com.

▶트리샤 박의 바이올린 연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https://www.youtube.com/c/tricia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