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만 해도 더워서 에어컨 없이는 견딜 수 없었는데 입추와 처서도 지난 요즘 가기 싫은 여름과 빨리 오고 싶은 가을이 서로 다투고 있다. 낮에는 하늘이 높고 태양도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한 느낌이다. 이렇듯 변하는 계절은 소리 없이 우리 곁으로 온다.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 동네에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8월 27일(토) 저녁 부천 평화교회와 부천시립합창단원들이 마을 주민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음악회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에게 커피와 샌드위치를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차를 운영, 반응도 매우 뜨거웠다.

코로나 이전에는 사계절 상관없이, 특히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많은 콘서트나 음악회가 열렸다.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문화를 즐겼다. 하지만 코로나로 긴 시간 동안 이러한 대면 문화생활이 주춤했다.

음악회를 개최한 평화교회 정지태 담임목사는 “그동안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잘 견뎌준 지역주민에게 문화를 선물하고 싶어 음악회 제목을 ‘브라보 마이 라이프’로 정했다.”고 말했다

▲ 부천평화교회 정지태 담임목사

부천시립합창단원 김지영 메조소프라노는 “초대받아서 왔는데 공간이 너무 예뻐서 처음에는 교회인 줄 몰랐다. 이런 공간에서 처음으로 공연하는데 새롭고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음악회 출연 소감을 전했다.

▲ 공연하고 있는 김지영 메조소프라노

보통 교회에서 하는 행사는 대부분 종교와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음악회는 교회의 새로운 신자뿐 아니라 동네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음악회였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에게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음악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평화교회 본당을 꽉 채웠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리아 가사를 직접 해석해 준 사회자의 재치에 듣는 사람들은 한 편의 연극과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었다. 가을에 듣는 한 편의 시였다.

음악회에 참석한 진 모 씨(27세, 상3동 거주)는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서 음악회가 열려 너무 신선했다.”라고 말했다.

▲ 부천시립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하는 객석 모습

보통 음악회에 가려면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 훌륭한 합창단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영광인지 모른다. 앞으로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공간에서 이렇게 누구나 참석해 문화를 누릴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것이 곧 다른 지역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문화도시 부천의 모습이 아닐까!

부천평화교회 032-328-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