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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천레지던시 입주작가 Takami Nieda 작가 부천 단편 에세이 『내 소중한 추억들: My Golden Memoi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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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08  13: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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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되어 열흘간의 자가격리 기간 이후 부천에서 6주간의 시간을 보낸 후 12월 13일 시애틀로 돌아간 타카미 니에다가 부천을 주제로 『내 소중한 추억들: My Golden Memoires』 에세이를 보내왔습니다.

     

    ➤ 에세이를 번역해주셨던 우형숙 작가님은 (국제PEN 한국본부 번역위원장)문학적 색채가 담뿍 담긴 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참고 : https://blog.naver.com/bucheon_unesco/222641202445

     

    내 소중한 추억들

    타카미 니에다 Takami Nieda

    번역: 우형숙
    (국제PEN 한국본부 번역위원장 · 국제계관시인연합회 번역위원)

     

    한국정부가 지정해준 호텔에서 열흘 간 격리되었다가 나왔을 때 가을 단풍잎 색상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부천 시내 거리마다 은행나무들이 즐비했고 1주일쯤 지나자 부채모양의 어여쁜 노란 은행잎들이 도로 위에 차곡차곡 쌓여서, 종말을 아니 더 적절히 말하자면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  
    당시 타카미가 묶었던 숙소, 신중동역 근처의 오피스텔이다.

    주최 측에서 오피스텔 18층에 원룸을 구해주었는데 몇 발자국만 밖에 나가면 음식점과 제과점과 카페가 수두룩했다. 게다가 이 원룸 내부에는 앙증맞은 책상이자 작업대, 포근한 침대, 신속 취사가 가능한 편리한 주방, 그리고 요가 매트를 깔아도 될 만큼 널찍한 바닥 공간 등, 내가 바라는 그 이상으로 모든 게 다 갖추어져 있었다.

     

    입주 작가로 6주간 있으면서 나는 매일 새벽 한 시에 하루를 시작했다. 잠에서 깨면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한 뒤 시애틀(한국과의 시차: 17시간)에 있는 우리 대학에 원격 수업을 해주고 업무도 봐주고 회의도 한두 건 했다. 답안지 채점을 한 뒤 다음 날 진행할 수업 준비를 하고나면 시애틀 일과는 끝나지만 아침 해가 뜨면 부천에서의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다! 아침 식사를 또 한 차례 만들어 먹고 이회성 소설가의 『백 년 동안의 나그네』 번역한 것을 손질하면서 아침나절을 보냈다. 이 소설은 한국 난민들의 삶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작품인데 이 작품속의 한국 난민들은 일본이 제2차 세계 대전에 패망한 후 가라후토에서 나가사키에 있는 오무라 강제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러니 이 소설이야말로 문학도시 부천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예시 작품이다.

      ▲ .  
    ▲ 한국의 임진각을 방문한 타카미

    나는 글 속에 빠지면 몇 날 며칠을 아무도 안 만나고 살 수 있는 그런 부류의 작가인데 나를 담당했던 직원 이선민씨와 정소영씨가 이런 저런 다양한 장소나 행사에 데려가 주면 늘 좋았다. 입주 기간 초기에는 상동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곳은 부천의 128개 도서관 중에 한 곳이라고 했다. 한국만화박물관에도 가봤는데 한국만화가들의 70퍼센트가 이 만화박물관의 여러 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부천에 있는 시장들에도 가봤는데 음식 가판대들을 둘러보니 참 좋았다. 나중에는 DMZ에도 가봤고 임진각과 제3땅굴 그리고 통일전망대도 둘러보았다.

      ▲ .  
    ▲  역곡 도서관에서 개최된 <디아스포라 문학번역의 길>은 가톨릭 대학교 영문학부 교수 및 학생들이 함께한 '토크 콘서트'로 디아스포라 문학번역이 가야할 길, 디지털 매체 시대 문학이 가야는 방향 등 문학적 이슈를 다루었다.

    무엇보다 또 하나 주목하고 싶은 것은 내가 번역한 책 『Go』(카즈키 카네시로 지음)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학생들과 박주현 교수 그리고 제레미 교수와 함께 토론한 때다. 그 학생들은 그 책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그 책을 번역한 경험에 대해서 신중하면서도 예리한 질문들을 했다. 학생들은 책의 줄거리에 진심으로 공감을 하는 눈치였는데 학생들이 그 책에 큰 관심을 보이자 젊은 세대의 복잡다단한 생활 체험을 다루는 작품들을 번역해야겠다는 각오가 새로이 생겼다.

     

    다음은 제1회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상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상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하는 작품에 수여되는 상이다. 이 상의 제1회 수상자는 『자유로운 삶』을 쓴 소설가 하 진이었다. 시상식과 패널 토론이 11월23일에 열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인원제한이 있었지만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었다. 하 진씨와 그의 책을 번역한 왕은철씨, 그리고 작가이자 학자인 크리스 리와 내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었는데 나는 번역가로서 디아스포라 문학의 의미를 토론하도록 투입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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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3. 아트벙커에서 개최된 <제1회 부천디아스포라 문학상-디아스포라 포럼>에서 타카미 니에다는 씨애틀 문학창의도시 축하 대표로 참석, 포럼의 스피커로 참여 "Translating Diaspora Literature: A Personal Journey"를 주제로 발표했다.

    어떤 날은 부천 유네스코 문학 창의팀 사무실에 잠시 들러 박정화 팀장님과 유성준 과장님을 포함해서 몇몇 직원들과 함께 식사도 했다. 선민씨와 소영씨가 통역을 해주어서 함께 소리 내어 웃기도 했는데 처음에 말을 안 하고 있을 때에도 따듯한 마음과 편안함이 느껴졌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새로 생긴 친구들인 주현, 제레미, 트리시아와 술 마시러 갔던 게 참 좋았고, 동료 번역가인 소제와 안톤을 만나 브런치를 먹고 일이야기를 했던 것도 좋았다. 집밖에서의 식사와 활동이 아직 제한적인 미국에 와서 보니, 공동식사를 하면서 타인과 함께 했던 한국에서의 그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했던 순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 .  
    ▲ 타인과 함께 했던 한국에서의 소중한 순간

    요컨대 나의 부천 레지던시 경험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울공예박물관과 전쟁박물관 외에 서울을 더 많이 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가 보고 싶었던 문화관련 장소와 박물관이 더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 목적으로 부산에 있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도 방문할 계획을 세웠었는데 시간이 충분치 않아 가지 못했다. 이걸 구실로 다시 한국을 방문해서 부천 레지던시 기간에 사귄 친구들과 재회도 해야겠다.

     

    도움을 주셨던 이선민씨, 정소영씨 그리고 부천 유네스코 문학 창의팀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말씀 올리고 싶다. 이 분들의 친절함과 환영하는 마음이 이번 나의 레지던시 체험을 아주 특별하게 해주었다. 이 때 경험은 앞으로도 내가 늘 소중히 간직할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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