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승 부천시 기획조정실장 / 경영학박사 / 부천대학교 겸임교수

재정자립도가 지방재정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오랫동안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 세외수입, 국․도비지원금 등 총 재정수입의 합을 분모로 재정수입 중 자체수입인 시세와 세외수입의 합계액을 분자로 하여백분율(%)로 산출한다.

이와 함께 재정자주도도 활용되는데 이는 분자에 시세와 세외수입은 물론 도세를 징수해주고 받아오는 조정교부금과 교부세가 포함되어 백분율(%)로 산출된다.

부천시의 재정자립도는 2000년대 후반부는 5∼60%대, 2010년대 초반에는 50%선을 지속하다가 2014년을 기점으로 세외수입에 포함되었던 순세계잉여금이 보전수입으로 과목 변경되면서 제외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재정자립도가 38%로 동반 감소하였다.

이후 35% 선을 유지해 오다가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전국민재난지원금 여파로 24%로 낮아진 후 2021년에는 본예산기준으로 32.5%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도 본예산기준으로 자치단체 재정자립도 순위별로는 전국 243개 기초자치단체 중 39위, 경기도 31개 시․군 중 16위로 전국은 16%내로 상위권이고, 경기도에서는 중위권으로 이는 경기도의 재정자립도가 지방보다 높은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자립도가 낮아지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자체수입 증가율보다 보조금, 지방교부세 등 의존수입 증가율이 더 높기 때문으로 시민들을 위한 투자를 많이 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정을 파악하는 척도로서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유용할 수도 있지만 시세와 경상적 세외수입의 증감 추이, 채무비율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재정파악에 더욱 유용해 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부천시의 경우 일반회계를 기준으로 시세와 경상적 세외수입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채무비율 역시 2021년 최종예산기준 4.61%로 초과시 경고 수치인 25%선(지방재정법 시행령 기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시민들의 수혜가 큰 생활 SOC사업, 미래 수요대비 공공부지의 매입,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 등 지방경제활성화가 요구되어 국도비 등 외부재원 확보, 지방채 발행 등 확장적 재정정책이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외부재원을 줄여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처방인지에 대하여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다소 재정자립도가 낮아지더라도 국도비보조금 등 외부재원을 많이 확보해서 부지구입 등 미래 공공수요 자산을 확보하고 비용성격의 외부재원은 관내 제품구매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기업의 경우에는 투자의사결정을 토대로 타인자본인 부채와 자기자본인 자본(주식 발행)을 조달하여 투자결정의 결과물인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감내하는 수준에서 자본조달 의사결정을 통하여 기업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재무관리의 기능이고 역할이다.

지방정부인 부천시의 경우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외부재원을 적극 유치하고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채무비율의 한도를 감안하여 예산이 금융비용을 감내하는 수준으로 채무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시민들의 행정수요를 충족하고 고용 증가, 소비증가,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지역경제활성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해 해나가는 것이 재무관리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 생각된다.

재정자립도, 과연 지방재정을 측정하는 만능지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