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 불어오는 가을이지만 마음놓고 들로 산으로 가을을 만나러 떠나기도, 가을나들이도 어려운 시국이다.

길고긴 코로나의 터널에서 숨가쁘게 지내는 나날이 도대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모르고 입에걸린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날은 기약도 없이 아득하기만 하다. 먼 곳으로의 여행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어렵지만 시원한 가을바람 맞으며 가까운 원미산을 사부작사부작 산책하며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꽃무릇 단지를 구경하며 가을을 느껴보자.

종합운동장역 1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자연보호동산의 아기자기한 꽃동산를 산책하며 원미산 진달래 동산 쪽으로 걷다보면 양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서 반기는 꽃무릇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꽃무릇 단지로 유명한 아랫녁 호남의 명소인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의 드넓고 화려하게 조성된 단지에 비하면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군데군데 붉게 수놓은 화려한 자태는 지나는 발길을 멈추게 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붉은 물감으로 채색해 놓은 듯 강렬한 붉은빛과 화려한 자태는 지나가는 등산객의 눈을 호강시키기에 충분하다.

상사화 종류는 알뿌리로 형성되어 번식하는데 번식력이 좋은 식물이라서 군락을 이루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전년도에 조금씩 드물게 자라났던 꽃들이 올해에는 제법 드넓은 면적으로 번식되어 꽃동산을 이루고 있다. 양옆 군락지의 접근을 금지하며 정성으로 관리하고 있기에 꽃무릇의 특성상 해가 거듭될수록 빠르게 번성하면 붉은 물결 가득한 원미산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꽃무릇을 상사화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꽃무릇의 특성은 상사화와 비슷하다고 한다.상사화는 여름에 피는 꽃이고 꽃무릇은 가을에 꽃이 핀다. 꽃과 잎이 서로 볼 수 없는 꽃이기에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잎도 없이 꽃대위에 덩그라니 화려한 꽃을 피우니 너무나 곱고 화려하지만 애처롭고 안타깝기도 하다.

완연한 가을의 전령사 꽃무릇의 화려한 자태가 궁금하다면 붉은 물감 흩뿌려놓은 그 곳 원미산의 명소에서 가을바람 느끼며 부담없는 자연을 벗삼아 힐링의 시간을 누려보자.

늦기전에 원미산으로 가을 나들이를 강력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