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내가 대본 리딩, 시 낭송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었다."
"때로는 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볼 때 더 잘 보이기도 한다.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꺼낼 수 있어 좋았다."

▲ 연습실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 7번 출구에서 도보로 7분 거리에 위치한 '송명진 연극치유연구소'는 기사식당과 카센터가 자리한 거리에서 사뭇 이색적이다. '연극은 삶을 위한 리허설'이라는 글귀가 빛나는 외관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벽과 천정이 모두 블랙인 연습실이 있다. 무대와 벽면 거울, 조명이 있는 연습실 외에도 상담실과 편집실이 있다.

▲ 연극치유연구소 회원들

'연극치유'라는 명칭은 'drama therapy'를 번역한 것으로 '연극치료'와 같은 의미이다. 치료가 아닌 치유를 선택한 이유는 '병은 누군가 치료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낫는 것'이라는 믿음에서이다.
연극치유연구소는 거의 코로나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전에 이곳은 작은 연기 교습소였다. 연구소 준비를 거의 마쳤을 때가 2020년 2월. 코로나 위기가 시작된 때이다. 이웃, 동네 등 지역 사회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는 코로나 여파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금은 일대일로만 진행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

▲ 연극 콘트라베이스

▲ 연극 콘트라베이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연기 지도를 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가 지난날의 '나'같고 앞으로의 '우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송명진 씨는 "연기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가상 인물의 말과 정서를 분석하고 마음으로 헤아리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부터 상상까지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하는 열정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연극의 순기능 '카타르시스'를 맛보는 순간이다. 이 작업을 통해 현재의 삶을 충만하고 건강하게 가꾸는 힘이 생긴다'고 말한다.

송명진 씨는 중학교 때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연극제에서 중등부 단체 부문 금상과 개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연극의 꿈을 키웠고 단편, 장편영화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했으며 다수의 연극에서 배우로, 연출로 활동했다. 현재는 극단 '명작' 대표를 맡고 있다.

연기를 가르쳤던 제자들과 극단을 만들어 2018년부터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연극을 한 편씩 상연해왔고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다.

▲ 연극 콘트라베이스

▲ 연극 콘트라베이스

연극을 접하기 전까지 자신도 방황하는 한 명의 문제 청소년이었다는 송명진 씨는 "학교나 가정에서 방황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로 간주되는 청소년들에게 창의적이고 치유적인 연극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연극을 제작하고 공연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함께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삶을 공부할 수 있는 배움터를 마련하고 싶다"고 전한다.

연구소 프로그램으로는 언어(소통을 위한)연극, 표현(발달을 위한)연극, 사회적(교육적)연극, 미적(인지적)연극이 있고 감정코칭, 연기코칭, 셀프ㆍ미러링, 사이코드라마 등이 있다. 클리닉 프로그램으로는 부부, 울화병, 우울증, 자존감, 스트레스 클리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