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덕천 부천시장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 인구의 14%를 넘어선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고령사회’로 들어섰고, 4~5년 후에는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해마다 심화되는 저출산 추세와 평균수명의 증가로 이같은 예측은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과 노인인구 급증은 그에 비례해 유기적인 공공복지 시스템 구축 필요성과 함께 사회적 부담이 갈수록 가중됨을 의미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유럽 국가들의 사회복지시스템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해주는 말이다. 선진화된 공공복지가 나아갈 궁극의 방향을 제시하는 간결하고도 명확한 목표이기도 하다. 지난 십 수년간 우리나라의 복지안전망도 더욱 촘촘해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부천시는 지난 2019년 4월 중앙정부로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노인분야 선도도시로 선정되어 2년 동안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다. 보건복지부는 선도사업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통합돌봄의 핵심 인프라를 확충하고 2024년까지 통합돌봄 제공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란 복지·보건·의료·주거 등 다양한 민·관이 참여하여 동네마다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여 서비스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가능한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자신이 살던 곳에서 통합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모형이다.

한 사례를 소개하면, 만 73세 홀몸 어르신인 ○○씨는 만성질환과 치매를 앓고 있는 상황으로 척추 수술 및 재활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 장기입원 중이었다. 부천시 의료급여팀은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181일 이상 장기입원 중인 ○○씨의 상황을 확인하였고, 동 통합돌봄 창구 사회복지담당 공무원과 의료급여 사례관리사가 함께 요양병원을 방문하여 상담하였다. ○○씨와의 상담 후 사회복지담당 및 간호직 공무원, 의료급여 사례관리사, 다직종 민관 전문가가 참여한 지역케어회의를 통해 ○○씨에 적합한 체계적인 돌봄 지원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최근 ○○씨는 전세임대주택으로 이사하여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마련하게 되었으며, 맞춤형 영양지원과 방문약료 서비스, 지역복지관의 안부확인을 통해 지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렇듯 ‘부천형 통합돌봄’ 서비스는 10개의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복지관, 보건의료기관 등 다직종·다기관 민관협력을 통해 부천시에 적합한 통합돌봄 모형을 개발하여 모두가 돌보고 모두가 누리는 시스템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어르신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시스템을 기본으로 지방정부와 함께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선진국 못지않은 어르신들의 복지시스템을 완성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부천시의 노력과 사례들이 우리나라 노인복지 시스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