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크고 작은 모임이 많은 때이지만 올 연말은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해야 하는 아쉬움 가운데 지내고 있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독서이다. 도서를 구매해서 읽을 수도 있지만 지역 내 도서관의 책들을 마음껏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 역곡도서관 전경.

읽어볼 책의 목록을 미리 정하고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도서관 서고를 둘러보면서 읽을 만한 책을 고르는 즐거움도 누리곤 한다. 특히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관심 있는 분야의 서고에서 천천히 책 제목과 목차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배움이 된다.

▲ 역곡도서관의 Pick Me 도서(1층, 사회과학 서고).

역곡도서관 1층의 확 트인 너른 서고를 둘러보다보면 눈에 띄는 책들이 있다. 바로 ‘Pick Me’ 도서이다. ‘Pick Me’라고 쓰여 있는 책갈피가 꽂아 있고 “나를 선택해 주세요.” 라고 말하듯이 손짓하는 책들이다.

▲ 역곡도서관의 Pick Me 도서(2층, 아동문학 서고).

지난해 5월 개관한 역곡도서관에서는 소장 도서 중에 대출 이력이 없는 책들에 ‘Pick Me’로 표시해 눈에 띄게 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눈에 띄는 만큼 관심이 가고 살펴보게 된다.

▲ Pick Me 도서, 『담장을 허물다』

2층 어린이 도서 쪽에도 그간에 독자를 만나지 못한 ‘Pick Me’ 도서를 볼 수 있다. 기자도 아동문학 서고 쪽에서 ‘Pick Me’ 도서 한 권을 골라 잠시 자리를 잡고 읽어 보았다.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좋을 책이었다. 또한 그 책의 첫 번째 독자가 되는 즐거움도 누렸다. ‘처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 상동도서관과 꿈빛도서관 숨은 도서.

역곡도서관 외의 다른 도서관에서는 ‘숨은 도서 찾기’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의 연혁이 있는 만큼 첫 독자를 만나지 못한 책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대출되지 않은 도서들의 목록을 ‘숨은 도서’로 공개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

▲ 심곡도서관과 책마루도서관 숨은 도서.

전 세계가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예측 불허의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미래를 전망할 수 있고 변화하는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독서이다. 사회적 활동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도서관은 이용할 수 있으니 도서관에서 내게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만나 독서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면 모두가 힘든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 동화도서관과 송내도서관 숨은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