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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품고 성장하는 순정씨
부천시청  |  leh13465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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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30  15: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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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씨와의 첫 만남은 순정씨의 어머니, 강복희 어르신을 통해서였습니다.

    복지관 경로식당을 이용하고 계시던 어르신께서 어느 날 사무실로 찾아와

    “순정이가 요새 약을 잘 안 먹더니 나보고 자꾸 없는 돈을 달라고 그래. 매일 칼 가지고 협박하지 않나, 내가 들어가지도 못하게 온 방문을 다 잠가 놓았어... 아주 내가 순정이랑 못 살겠어!”

    라고 눈물을 흘리시며 순정씨를 병원에 강제입원 시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강복희 어르신과 함께 순정씨를 처음 만나러 갔던 날, 순정씨는 낯설어하며 집 안으로 방문하는 것조차 거부했습니다. 그다음 날 다시 한번 순정씨와 강복희 어르신을 뵙기 위해 댁으로 방문했습니다. 집 앞에서 화가 난 순정씨가 칼을 들고 강복희 어르신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내 장애수당 어디 갔어? 그거 2천만 원은 된단 말이야! 나 미용실 열어야 한단 말이야! 엄마가 딴 남자에게 다 줬지!”

    강복희 어르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이웃 주민들에게도 불상사가 생길까 걱정되는 마음에 급히 경찰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순정씨가 진정된 후 순정씨가 언급했던 장애수당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함께 은행으로 향했습니다. 은행에서 그동안 수령했던 장애연금은 모두 생활비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하고, 순정씨와 할머니는 경찰을 통해 분리되었습니다.

    순정씨와 장애수당에 대해 확인하고, 분리되셨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은 순정씨가 또다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까 두려워했습니다. 이에 순정씨의 언니께 연락을 했고, 어르신은 당분간 순정씨의 언니 집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르신과 순정씨의 언니 모두 순정씨의 반복되는 폭력적인 행동과 병원의 입·퇴원으로 인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어르신께서 안전을 확보하게 된 것은 다행이었지만 홀로 남겨진 순정씨가 걱정되었습니다. 매일 순정씨를 찾아뵙고 안부를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찾아뵙자 순정씨가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들어선 집 안은 정리정돈이 되어있지 않았으며, 정신과 약도 오랫동안 복용하지 않았는지 수북하게 쌓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순정씨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금세 순정씨는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 음식부터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들까지 끊임없이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순정씨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지금까지 순정씨의 이야기를 오롯이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순정씨가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을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화 도중 순정씨에게 조심스럽게 약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순정씨는

    “국립정신건강... 어디 병원 약인데 잘 안 먹어요. 그것만 먹으면 잠도 잘 안 오고 밖에서 악마의 소리가 들려요. 아무래도 제 귀가 이상한 거 같아요. 귀에 뭐가 있는 거 같아요.”

    라고 표현하며, 약을 복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말씀하였습니다. 이에 함께 병원에 가서 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순정씨는 흔쾌히 병원에 가보겠다고 말씀하였고, 당일에 병원 방문 날짜까지 잡을 수 있었습니다.

    순정씨와 함께 병원에 가기로 한 날, 갑자기 순정씨는

    “저 무서워요... 밖에 막 어떤 남자가 우리 집 에어컨이랑 TV를 조종하고 절 저주하려고 해요. 저 좀 지켜 주세요... 차라리 병원에 들어가고 싶어요.”라고 심한 불안감을 표현하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순정씨의 조카에게 도움을 구해 순정씨가 입원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한 이후에도 순정씨는 병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식사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일같이 어르신과 언니에게 연락해서 다시 퇴원하고 싶다며 눈물로 호소하였습니다. 가족들은 순정씨의 반복되는 모습에 시설 입원까지 생각하며 힘들어하였습니다. 그때마다 가족들에게 조현병에 대해 설명하며 가족들이 순정씨의 행동과 증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순정씨의 장기간 병원 입원에 따른 병원비도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함께 신청하여 가족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순정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순정씨의 이야기를 들어드렸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순정씨의 변화에 대해 인식하고 가족 간에 서로를 지지할 수 있도록 순정씨의 가족들과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순정씨가 입원하고 6개월이 지났을 때, 병원의 동의를 받아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한 순정씨는 이전보다 한층 더 건강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매월 혼자 버스를 타고 병원에서 상담과 치료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매일 잊지 않고 약물을 복용하기 위해 알람을 맞춰놓는 등 본인 스스로 변화를 지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순정씨의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매일 복지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순정씨의 활동에 대해 지지했습니다. 또한, 약물을 복용하면서 체중 증가 등 발생하는 부작용 및 어려움에 대해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순정씨는 체중 관리를 위해 매일 공원에서 운동을 시작했으며, 여가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해 도서관에 방문하여 독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순정씨는 담당자에게 우리가 친구 관계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나이 차이는 있지만 순정씨와의 만남이 소소한 낙이며 즐거움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순정씨는,

    “저는 그 동안 머리에 병이 있어서 사람들이 저를 싫어했어요... 그런데 저도 친구들도 사귀고 같이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같이 수다도 떨고 싶어요.”

    라고 말씀하였습니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히며 사람들과 관계 맺지 못하고 외로이 홀로 지내 왔던 순정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타까우면서도 용기 내어 바라는 점을 얘기해준 순정씨의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이전에 순정씨와 친밀했던 분이 있었는지 묻자 정신건강복지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한 분과 친밀한 관계를 가졌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순정씨가 갑작스럽게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관계가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순정씨에게 다시 한번 정신건강복지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에 대해 제안해보았습니다. 순정씨가 직접 정신건강복지센터 주간재활프로그램과 주민지원센터 요리 프로그램도 신청하였습니다. 이제껏 자신을 도와준 가족들과 담당자에게 맛있는 요리를 대접하고 싶으신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순정씨의 이러한 변화는 가족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순정씨는 다시 강복희 어르신과 함께 살게 되었고, 강복희 어르신은 더이상 순정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순정씨의 언니 가족도 매주 방문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순정씨를 함께 지지하고 도와주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순정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이상 폭력적이고 망상에 갇힌 사람이 아닌, 본인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해맑은 얼굴로 인사하며 맞아주시는 순정씨가 앞으로도 가족과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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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종합사회복지관 장경진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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