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대표 명소인 백만송이장미원에 가을 장미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5월의 장미 만큼은 아니지만 형형색색의 다양한 장미가 마지막 향기를 머금고 있다.

▲ 백만송이 장미원의 가을 장미

사람도 많지 않고 날씨도 쌀쌀해져서 스산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좋기도 하다. 오뉴월의 장미원은 덥고, 뙤약볕이고, 사람도 많아 장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여력이 없었다면, 10월의 장미원은 고즈넉해서 장미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 좋다.

지난봄에는 코로나19로 꽃구경이 쉽지 않았다. 볼만한 곳은 모두 출입 통제되어 동네 화단만 기웃거리며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도당산 자락에 위치한 백만송이 장미원 역시 폐쇄되었고, 장미는 절화되어 590 여개의 꽃바구니로 제작되어 질병관리본부, 의료기관, 보건소, 자가격리자 등에게 전달되어 잠시나마 마음을 치유하는 따뜻한 위로의 선물이 되었다. 지난 봄 장미원을 찾은 시민들은 담장 밖의 울타리 장미를 보는 것에 만족하며 돌아와야 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게되는 한송이 장미처럼 아름다운건 없는 것 같다. 담장에 피어있는 울타리 장미도 참말로 아름답다. 그렇다해도 전국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백만송이 장미원의 화려한 장미의 향연은 놓치고 싶지 않다.

▲ 무장애 데크길

▲ 등산로

▲ 마스크 쓴 아기장수

도당산에 오면 백만송이장미원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도당근린공원 안에는 부천향토역사관이 있어 부천시의 역사와 선사시대의 유물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수목원이 있어 다양한 수목과 계절별 야생화를 볼 수 있고, 부천 둘레길의 일부인 등산로가 있으며, 무장애 데크길도 있어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그 외에도 운동기구, 휴게시설, 야외 조각 작품, 전망대, 예쁜 조형물들이 있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 연못정비 공사중

필자가 갔을 때는 수목원 근처에서 연못 정비 공사가 한창이어서 우회해야 했다. 정비 공사가 끝나면 더 아름다워진 수목원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마스크 잘 쓰고 개인위생 수칙 잘 지키면서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이 높고 푸른 요즘, 가을 장미가 한창 이쁠 때, 책 한권 들고 도당근린공원에 가면 마스크 쓰고 있어도 마냥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