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3회를 맞는 ‘2020 부천국제화축제'가 오는 9월 19일 무관중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27일까지 9일간 사상 최초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하여 문화예술축제에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걱정 없이 비대면으로 만화 콘텐츠와 전시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이번 축제는 온라인으로 준비한다고 한다. 만화축제 프로그램 및 콘텐츠는 축제 기간 중 오후 12시, 오후 2시, 오후 6시에 만화축제 홈페이지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 채널(각종 소셜미디어)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조관제 BICOF운영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 속에서 지친 많은 시민들이 만화축제 프로그램을 통하여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고 힐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최고의 관심은 만화대상이다. 이번이 17회를 맞는 부천만화대상은 만화가의 창작 의욕 고취와 함께 한국만화산업의 발전과 우리 만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를 확산시키고자 2004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는 국내 최고 권위의 만화상이다.

▲ 만화대상 '우두커니' 작가 심우도

2019 부천만화대상의 대상작 이무기 작가의 ‘곱게 자란 자식’에 이어 2020년 부천만화대상의 대상작은 심우도의 작품 '우두커니'가 선정되었다. 심우도는 심흥아, 우영민 부부 작가의 팀명으로 심흥아 작가가 글을 쓰고 우영민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카페보문을 부탁해요1.2’ 단행본 출간과 함께 ‘우두커니’는 심우도의 두 번째 단행본이다. 심흥아 작가는 2018 부천만화대상 어린이 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9년, 2020년 만화대상 특별전과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수상작은 웹툰 형식으로 오는 9월 19일 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만화대상 ‘우두커니’는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부부 작가가 실제로 겪은 경험을 간결한 그림체로 담담하게 풀어내어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 속에는 가족의 소중함과 삶에 대한 진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치매는 내 자신은 물론이고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다. 효심이 깊어서도 형편이 나아서도 아니고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아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는 작가의 말에 기쁨도 아니고 슬픔도 아닌 뭔가가 내 마음을 퉁 치고 지나갔다.

▲ 대상작 '우두커니'

요즘은 6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각 지역 보건소와 치매지원센터 등이 연계해 치매선별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치매선별검사는 간단한 문제를 듣고 대답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 검사 후에 상담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치매 검사'라는 말에 "나는 치매가 아니다"라며 역정을 내는 어르신도 계시고, 이 검사의 문제 자체가 굉장히 쉬워서 "뭐 이런 걸 받으라고 하느냐" 라며 화를 내고 가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초기 치매 증상을 건망증으로 치부해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나이가 든 부모님이 계시면 설득을 해서라도 꼭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주위의 아픈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으로 다가가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구성하는 일부분이라고 생각해본다.

<작가와의 만남-인터뷰>

책의 내용을 아버지의 이야기로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믿을 수 없게 아버지에게 치매가 왔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 일상생활을 해나가기까지 많이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우리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면 비슷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무엇보다 아버지와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소중한 시간을 기록하고 싶어서였다.”

제목을 ‘우두커니’라고 정한 이유는?

“평소에 아버지가 우두커니 서서 창밖을 자주 바라봤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쓸쓸하고 매우 슬펐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 지은 제목이다.”

남편과 함께 작업하면서 장단점은 무엇인가?

“항상 같이 있다 보니 의사소통이 수월하다. 무엇보다 솔직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점이 좋다. 부부라고 해도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바로바로 대화로 푼다. 반면에 집이 작업실이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아이가 좀 더 크면 점점 나아질 것이다.”

치매 환자를 둔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집이든 병원(요양기관)이든 보살피는 가족의 근심과 걱정이 얼마나 클지 잘 알고 있다. 부디 사랑하는 마음 잊지 말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우두커니’가 대상을 받은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가?

“연재할 당시 많은 독자들로부터 재미있고 좋았다는 말보다는 각자의 여러 사연들을 서로 공유했다. 그것으로 인하여 많은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서 주신 상 같기도 하다. 댓글을 통해서 많은 위로와 힘을 얻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치매율이 매우 높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전에는 치매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내가 겪고 보니 사회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의료 혜택도 늘어나고 환자를 케어하는 단체나 기관들이 많이 있지만 환자와 함께하는 가족들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삶의 질 또한 매우 낮다. 요즘은 치매 환자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치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예방하는 일인 것 같다. 뭐든지 알고 있으면 덜 두렵다.”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만화로 표현하고 싶다.”

차기작과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에 ‘마음바다’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다음 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계속 만화작업을 이어갈 것이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희 만화를 보고 실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기쁘다. 항상 좋은 말과 더불어 응원해주시는 독자들에게 늘 감사하다. 요즘 코로나로 인하여 상황이 좋지 않지만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바란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축제사업팀 (032)310-3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