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과 지역 공동체의 성장을 돕기 위한 부천문화재단의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었던 적이 없다’라는 이색적인 전시회로 눈길을 끌었던 ‘대안공간, 아트포럼리(ARTFORUM RHEE, 조마루로 105번길 8-73,)’가 올해도 의미 있는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전경.

개인전, 단체전, 교류전 등을 포함한 기획전을 여는 ‘대안공간 아트포럼리’는 7월 한 달간 김준서 작가의 <Room#005:전시적 카메라 시점>이라는 실험적 전시를 한다. 전시 제목을 보니 언뜻, 문학에서의 ‘전지적 작가 시점’과 최근 인기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 떠오르면서 어떤 전시회일지 궁금함을 자아낸다.

▲ 아트포럼리 갤러리 뜰.

전시 현수막이 커다랗게 걸려 있는 아트포럼리의 갤러리가 있는 지하로 계단을 내려가면 통유리로 된 실내 전시관과 야외 뜰이 한눈에 들어온다.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를 누려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관람을 위해 실내 전시관으로 들어서는데, 관람자의 모습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트리밍 된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오, 이건 뭐지?’ 하며 입장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 김준서 작품1.

커다란 원형의 구조물 가운데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촬영을 위한 조명 도구인양 반사판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과 여러 개의 등이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가운데의 카메라에 관람객의 관람 모습이 담기고 바로 벽면에 송출되었다. 관람객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 또한 ‘전시적 카메라 시점’의 여러 의미 중 하나인 것이다.

▲ 김준서 작품2.

또 하나의 작품은 기하학 조각상들을 두 열로 늘어놓은 사이로 작은 카메라가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영상을 담고 그 영상은 벽면에 송출되어 전시가 되고 있다. 두 가지 구조물의 전시뿐 아니라 전시 카메라가 담아내는 영상이 또 다른 작품이 되는 것이다. 관람객은 잠시나마 작품과 제목을 연계하여 생각하게 된다.

▲ 김준서 작품2의 출사 모습.

이제는 당연한 일상이 된 CCTV와 블랙박스, 휴대폰의 카메라 등 자의가 아니어도 카메라에 노출되는 나의 모습을 제3자의 시점에서 본다면 어떠할까 라는 생각과 함께, 카메라 앞에 있는 우리의 삶이 마치 ‘신 앞에 서 있는 단독자’라는 키르케고르의 표현으로 새삼 마음에 다가온다.

▲ 전시 웹자보.

갤러리가 아담해 자칫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오히려 차분하게 홀로 감상하고 생각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기도 하다. 전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작은 공간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의 다음 전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