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다. 이쪽 저쪽 강의실에 불빛조차 없어 복도는 마치 깊은 동굴 속 같다. 하루 만여 명의 어르신이 이용하는 ‘부천소사노인복지관’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어둠에 갇혀 있는 듯 보였다. 1m 간격으로 놓여 진 강의실의 1인 책상 또한 외딴섬 바위 같았다.

소사어울마당 3층에 위치해 있는 ‘부천소사노인복지관’은 프로그램 47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구도심(소사동, 범박동, 괴안동, 역곡동, 옥길동, 계수동)어르신들의 즐거운 놀이터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르신들의 신나는 외부 활동이 어려워졌다. 사람과의 소통이, 어울림이 한순간에 중단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어르신들은 불안과 우울·외로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 어르신들의 소통교재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잘 헤쳐 나아 갈 수 있게끔 소사노인복지관이 발 벗고 나섰다. 어르신들과의 소통한글교재를 7월에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소사노인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어르신들은 60여 명이고, 평균 연령은 70~80세이다.

▲ 교재 개발 중

교재 내용은 아주 쉽게 구성될 계획이다. 1단계: 자신과 가족을 소개하는 글, 2단계: 색칠해서 오려 붙이기, 3단계: 예쁜 편지지에 맞춤법 마음대로 편지 써 보기, 4단계: ㄱ·ㄴ·ㅁ 받침 들어간 낱말 익히기, 5단계: ~습니다 문장 만들기, 6단계: 보기에서 낱말을 찾아 완전한 문장 만들기, 7단계: 낱말 퍼즐 8단계: 문장에서 틀린 낱말 찾아 바로 고쳐쓰기 9단계: 명언 10선 등으로 50여 장의 소책자로 탄생될 예정이다.

▲ 어르신을 기다리고 있는 1인 1책상 강의실

소사노인복지관 박순영 복지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복지관, 경로당 같은 밀집 시설은 현재 무기한 휴관이다. 상당수 어르신들이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어 고립감을 채워 줄 자료가 필요했다. 이 사업은 부천 14곳 복지관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 달 자료를 만들어 잘 하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를 일주일에 한 번씩 안부전화할 계획이다.”라며 “소책자는 7월 1일 ~ 10일에 개발하여 7월 13일 ~ 17일쯤 인쇄 완성되면 어르신들이 시간 되는 대로 복지관으로 받으러 오면 된다. 8월에도 교재를 만들 예정이다.”라고 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고령의 어르신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혼자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 하루 종일 집 안에서 TV만 들여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사회적·육체적·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어 사망률, 치매, 심장병 등과도 관련이 깊다.

평소 건강하였던 소사동 김노인도 복지관이 폐쇄된다는 루머에 몸 져 누웠다고 한다. 소외되는 노인이 없도록, 지역복지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이 시점에 소사노인복지관의 소통교재 개발이 기대된다.

우리 시에는 노인복지관(소사·오정·원미), 종합복지관(고강·대산·덕유·범안·부천·삼정·상동·심곡동·원종·춘의), 장애인복지관 등 14곳의 복지기관이 있다.

부천시 소사노인복지관 (032)347-9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