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본동에서 시흥시 신천동으로 넘어가는 호현로 도로가에 무려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있다(1982년, 경기도 보호수 지정). 장구한 세월을 이겨내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한 만큼 주민들의 애정을 받는다.

▲ 호현로에 자리한 800년 된 느티나무.

이 느티나무 가까이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큰 소와 소의 코뚜레 끈을 잡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다. 이게 뭐지, 하면서 궁금함으로 가까이 가보니 조형물 뒤쪽에 옛 사진과 함께 조형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다.

▲ 호현로 인도에 설치된 소사 우시장 관련 조형물.

1934년 지금의 심곡본동 부천청과물시장 자리에 소사우시장이 생겼다. 1949년 소사읍 소사리로 이전하여 1979년 폐쇄되기까지 오랜 기간 우시장이 있었던 지역의 역사와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조형물이다.

자기 몸집보다 큰 소를 붙잡고 있는 어린아이의 표정에서는, 작은 송아지였을 때부터 가족처럼 여겼던 소가 커서 우시장으로 팔려나가는 안타까움으로 우는 모습이 따뜻한 감성을 자아낸다. 우시장을 모르는 지금의 아이들이 길가에서 만나는, 이 조형물을 보면 무엇을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 송내1동 경인국도변에 설치된 복숭아 캐릭터 조형물.

이렇게 지역의 역사를 알게 하면서도 감성을 자아내는 조형물이 송내1동에도 있다. 중동역과 송내역 사이의 경인국도변 양쪽에 귀여운 복숭아 캐릭터 조형물들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다양한 포즈의 복숭아 캐릭터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부천은 복숭아나무의 꽃인 복사꽃이 많이 피는 고을이라고 해서 복사골이라고도 한다. 1902년 전국 최초로 복숭아 재배가 시작되면서 부천의 복숭아가 ‘소사복숭아’로 불렸고 구포의 배, 대구의 사과와 함께 전국 3대과일로 유명해져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음을 알리기 위해 ‘느림·감성의 소사복숭아 테마 거리’가 2016년 12월에 조성됐다.

▲ ‘소사복숭아 테마 거리’ 조성에 대한 설명과 조형물.

근래에는 지역마다 마을재생, 도시재생의 이름으로 공동체적 마을 조성에 주력하는데, 추억과 역사를 담은 의미 있는 조형물로 인해 지역의 크고 작은 역사도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지역에 대한 정도 들게 된다. 더 나아가 애향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길에서 만나는 지역의 역사와 추억의 조형물에 대해 아이와 함께 흥미롭게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