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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함께하는 부천정착기(5) 공원이 많은 도시 부천
안경자 시민기자(복사골)  |  ahnprofesso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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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0  10: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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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40여 년 동안 브라질 교민으로 살다가 최근 부천시에 정착한 안경자(78세) 복사골 시민기자의 눈으로 본 부천의 소소한 이야기로, 그림은 남편 작품이다.<편집자>

     

    나가지 않고 집에 있던 날이 다반사였는데, 솔직히 그랬던 일상이었는데
    약속도 말고, 지하철도 타지 말고, 모임에 가지도 말고, 노인들은 특히 나가지 말고 말고 말고….
    꼼짝없이 있어야 된다는 시도 때도 없는 휴대전화 경고와 티비 뉴스와 카톡 정보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매일 가던 헬스장 못 간지 버얼써 몇 주? 

    거리 걷는 거야 어떠랴, 공원 가는 거야 어떠랴!
    머다 않고 그제는 재래시장에 갔다왔다. 장거리 몇 미터마다 손 닦으라고 세정제가 의자 위에 상자 위에 놓여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부천 시민정신 현장학습이었다. 하긴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세정제가 있지.
    온갖 싱싱하다는 싱싱한 것은 다 있어.

    생선, 과일, 야채, 반찬, 튀김, 한편 할머니 좌판에 햇나물이 갖가지 놓여있어서 반가웠다. 

      이미지  
     

    어제는 호수 공원, 오늘은 중앙공원.
    둘레길 걸어 한 시간, 마스크를 하고 많이들 걷는다. 

    아주 열심히 아주 씩씩하게 걷는다. 

    사람들 따라 나도 걷는다.

    걸으면 면역력 생겨 수상한 바이러스 같은 건 얼씬도 못하게라도 할 듯. 

    학교도 못 가고 부모 따라 나온 어린이들은 어린이들대로 킥보드를 타고 또 긴 미끄럼틀을 타며 깔깔 웃고 있다. 중학생은 중학생들끼리 그보다 더 큰 형들은 형들끼리 농구다 배드민턴이다 테니스다 얼마나 펄펄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지! 

     

    저쪽에선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방패연 날리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할머니는 흐뭇한 얼굴로 할아버지와 손자를 바라보고 있다. 어! 이쪽을 보자. 이쪽에선 아빠가 딸내미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치고 있네! 엄마는?  킥보드 타는 어린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여고생 셋이서 작은 텐트 안에 들어가 무슨 얘기 때문인지 까르르까르르 웃음소리가 하늘까지 올라간다.

    중년 부부는 나무다리 위에서 잉어들 노는 걸 정신없이 내려다 보고 있는가 하면 한 청년은 꼼짝않고 벤치에 앉아 두꺼운 프린트물을 들여다 보고 있다.

    모두들 뭔가를 하고 있다. 나는 그런 정경이 너무도 좋다. 다 사진 찍어 그림 그리는 남편에게 주고 싶다. 

    그리라고! 

    부천 시민이 다 나온 듯한데도 호수공원, 중앙공원은 평화롭다.

    공원마다 스포츠 코트, 헬스 기구들 만나는 게 눈물나도록 고맙기만 하다.

    파앙 파앙 라켓에 공 부딪히는 소리 얼마나 경쾌한지, 덩크 슛은 멀었지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오길 잘 했어! 하며 걷다가 갑자기 노래 두어 마디가 절로 새어나왔다.

     

    ‘상쾌한 아침이다 걸어서 가자. 

    너도 걷고 나도 걷고 걸어서 가자 

    걸으면 건강하다 걸어서 가자……’

    1960년대 초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 전 국민이 부르던 노래, 그 가사가 실로 몇 십 년 만에 선명히 떠오르다니. 아! 노래의 힘이여!

    너도 걷고 나도 걷고 걸어서 가자

    걸음을 노래에 맞추니 색다른 힘이 난다. 

     

    그렇게 묻혀서 걷다가 문득 작은 나무에 꽃 핀 게 눈에 들어온다.
    홍매가 빠알갛게 피어있구나.

    산수유 네댓 그루 함께 모여 노오랗게 피어나는 것도 눈에 들어온다. 

    호수엔 검푸르고 굵은 잉어들이 수초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며 봄날을 즐기고 있다. 내가 티비에 이끌려 그 뉴스가 반복되는 것임도 잊은 채 ‘부천 확진자 몇 명’, 불안 속에서 듣는 사이 창 밖엔 봄이 오고 있었네!

    사람들은 아직 추워 검고 긴 패딩 차림으로 나왔지만 곳곳,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누런 잔디밭 가장자리에서 봄은 이미 조용조용 자기네 살림살이를 차려놓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마트에도 사재기 주부는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마스크 하기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시민의식을 텅 빈 거리에서도 느껴본다. 그 텅 빈 거리를 걸으면서 마음이 푸근해지는 걸 보니 내가 이곳 부천에 둥지 튼 게 못내 행운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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