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곳곳엔 크고 작은 공원이 많다. 그중 주민들의 휴식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 ‘역사’를 생각하게 하는 공원이 있다. 바로 부천종합터미널 맞은편이자 현대백화점 바로 옆에 자리한 ‘안중근공원’(송내대로 236, 중동)이다.

▲ 안중근공원의 안중근 동상.

안중근공원은 지난 20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에서 반입된 안중근의사 동상을 유치해 조성한 곳으로 독립운동가 안중근의사의 항일 민족정신을 기리는 매우 뜻깊은 곳이다. 그리하여 공원을 오갈 때뿐 아니라 가벼운 운동과 산책을 위해 공원을 찾을 때마다 우리의 역사를 생각하고 안중근의사의 순국 정신을 기리게 된다.

▲ 안중근공원의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소녀상).

안중근공원에는 놓치지 않아야 할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지난 2016년 2월 3일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소녀상이다. 댕기머리 소녀의 뒷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 공원을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소녀상에서 몇 걸음 움직이면 뜻밖의 만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지지 않는 꽃>이라는 전시대에 있는 다섯 작품이다.

▲ 안중근공원 내 <지지 않는 꽃> 작품 전시대.

순서대로 살펴보면 차성진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현세의 ‘오리발 니뽄도’, 차성진의 ‘그날이 오면’, 최인선의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박건웅의 ‘어머니의 편지’이다. 이 작품들은 제41회 앙굴렘국제만화축제(2014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 만화 기획전>에 전시되었던 작품이다(앙굴렘만화축제는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리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만화축제이다).

이 중에서 네 번째 작품인 최인선의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모티브로 소녀상을 제작했다. 만화이지만 깊은 울림을 줄 뿐만 아니라 소녀상에 대한 이해도 높여준다. 소녀상 앞 기림비에는 ‘슬픈 과거이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역사!’임을 일깨우는 글과 소녀상이 시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 안중근공원의 모습.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과 더불어 역사적 아픔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세워진 기림비(소녀상)가 안중근공원의 또 하나의 큰 의미가 되고 있다.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안중근 의사와 더불어 소녀상을 통한 역사적 의미를 가르친다면 뜻깊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