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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30  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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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와주세요

    올해 초, 유난히도 추웠던 어느 날, 김마음(가명/모(母))님은 복지관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평소 김마음님과 안면이 있었던 사례관리사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서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대화가 끝나갈 무렵, 김마음님은 말을 주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긴 침묵 끝에 말합니다.

    “복지사님. 우리 가족을 도와주세요.”

    #2. 알아가기

    김마음님의 말에 다시 상담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가정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3개월 동안 밀린 월세와 관리비, 공과금, 주거지 재계약 비용 370만 원, 고액의 카드 체납금 등 김마음님 가정의 경제적 상황은 엄청난 위기상황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거비 체납금 때문에 퇴거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감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김마음님은 1988년 경찰공무원이었던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자녀(이미래(子):가명)를 키웠습니다. 이 당시에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였습니다. 내 자녀가 아버지 없는 아이로 비치지 않고, 남부럽지 않게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특별한 기술이 없었지만, 식당 설거지, 공장 청소를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습니다. 이와 같은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 자녀는 좋은 대학을 졸업하여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했고, 비로소 그녀는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혹사했던 몸이 고장이 나버렸지만, 그녀는 훈장으로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누리게 될 ‘행복’에 대한 기대감만 생각하면, 몸이 아픈 것쯤이야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행복’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이미래님은 2016년 직장을 퇴사 후, 큰 꿈을 갖고 2017년 초 개인 사업(컴퓨터, 휴대폰 부품업)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적자가 계속되었고, 2018년에 들어서는 임대료를 내는 것마저 힘들어지게 됩니다.

    “당시에 아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어요. 자존심이 아주 강한 아이라, 마음의 상처도 크게 받았을거에요.”

    김마음님은 이미래님에 대한 안타까움에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갖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2018년 8월 사업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가정의 생활고는 매우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전부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면서 너무 힘들어했어요. 제가 아니라고 말해줘도 아이에게는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았어요.”

    이후로 이미래님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스스로 고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자기만의 공간에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누군가와의 만남도 무서워했고, 엄마와의 대화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오로지 홀로 그 모든 감정을 감내하고 있었습니다.

    #3. 만남

    김마음님과 만남 후에 우선 현재 가정의 긴급한 경제적인 위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외부자원의 탐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외부 복지재단 공모사업을 찾아냈고, 이를 신청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하지만 단순 경제적인 지원만이 현재 가정의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은 서지 않았고, 이 같은 생각을 김마음님에게 알렸습니다.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든 가족이 본래의 기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김마음님, 이미래님의 힘이 모두 필요합니다. 김마음님과 이미래님, 사례관리사가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까요?”

    사례관리사의 제안에 김마음님도 동의하였습니다. 그래서 김마음님은 자녀의 참여를 이끌어 오기 위해 설득과 권유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노력 끝에 세 사람의 만남을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4. 목표 찾기

    김마음님, 이미래님, 사례관리사와의 만남에서의 대화의 주제는 아주 사소했습니다. 다만, 현재 가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저 김마음님, 이미래님의 ‘긍정적인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습니다.

    처음 만남에서 이미래님은 이와 같은 상황에 매우 낯설어했습니다. 30분 동안의 만남에서 몇 마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김마음님과 사례관리사가 나누는 사소하고 긍정적인 대화를 듣기만 했을 뿐입니다. 다만, 만남을 마무리할 때, 오늘 느꼈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반드시 갖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이 쌓이면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미래님과 사례관리사의 나이도 비슷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대화의 주제도 일상생활, 취미, 친구 등 점점 더 다양해 졌습니다. 더불어 만남의 장소도 집, 복지관, 놀이터, 음식점 등으로 확장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미래님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지금 목표가 없어요.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더 솔직하게 말해서 제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워요.”

    이미래님이 이 이야기를 했을 때, 사례관리사는 속으로 ‘이제 됐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래님이 한 발짝 ‘나아갈 힘’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미래님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가장 가까운 목표,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아주 유치한 목표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이미래님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례관리사가 다시 제안했습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정해서 내일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어떨까요?”

    #5. 한 걸음씩 나아가기

    다음날, 다시 이미래님과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미래님의 표정은 무엇인가를 다짐한 듯 했습니다.

    “어제 이후에 많이 고민했어요. 그리고 결정했어요. 일단은 제 주변 사람들을 먼저 돌아보려고 해요.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통화를 해볼게요.”

    이 같은 결정에 사례관리사는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미래님은 이 목표를 잘 달성했고, 며칠 후, 사례관리사에 전화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전화했는데, 다들 너무 기뻐해주고, 저를 걱정해 줬어요. 나를 이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잊고 살았나 봐요. 이번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서 술 한잔하기로 했어요.”

    이 일을 계기로 이미래님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나아갈 힘’은 ‘행복한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게 됩니다.

    #6. 새로운 도전

    몇 주간, 이미래님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김마음님과 사례관리사는 가정의 경제적 지원을 위한 외부 복지재단 공모사업을 신청서를 함께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심사 결과 공모사업이 선정되어 주거비 재계약 비용과 체납금 일부 지원이 결정되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500만원/2019년 4월). 이와 같은 성취를 통해 가족 구성원, 사례관리사 모두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때, 이미래님이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저도 다시 시작해 볼게요. 제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해볼게요.”

    이미래님은 변화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다시 사회구성원으로서 기능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방법을 찾았습니다.

    부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구직 사이트 등을 함께 보며, 가장 잘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습니다. 처음 몇 차례 면접에서 떨어지기도 했지만, 서로 위로하며 다시 도전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6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컴퓨터 관련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김마음님, 이미래님, 사례관리사의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 모두가 뿌듯해했습니다.

    #7. 다시 행복하기

    첫 월급을 탔을 때, 김마음님, 이미래님, 사례관리사 세 사람은 다시 모였습니다. 소중한 월급을 가장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서 함께 가계부를 작성하며, 생활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세 사람은 이제 다시는 이전과 같은 위험에 빠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현재 이미래님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9시에 집에 돌아옵니다. 그래서 엄마인 김마음님은 아들의 건강을 매일 같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화 통화에서 이미래님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힘들지 않느냐는 사례관리사의 질문에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괜찮아요.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힘들지 않아요. 저는 지금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합니다.”

      ▲ https://cs.smartraiser.co.kr/api/hopefoundation.or.kr/Gift/Gift?fundID=7090&custompage=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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