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은 젊은 도시, 건강한 도시다. 어린아이들이 많다.   

하는 말도 예쁘고, 입은 옷도 예쁘다. 아이들은 가만가만 다니지 않는다. 콩콩 콩콩 뛰어간다.

킥보드를 타고 쌩쌩 달려간다. 좀 컸다고 자전거로 휘이익 달린다.

밤 늦어 돌아올 때면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 공원의 밤 분위기이다. 여름엔 열 시 가까웠는데도 아이들이 아직도 뛰놀고 있다. 그 깩깩거리는 소리가 아파트 마을 전체에 울려 퍼진다. 아이들 주변에 엄마들이 아빠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엄마 아빠들도 까르르 까르르, 와아아! 한다. 무슨 얘기들로 저리 즐거울까? 겨울밤에는 큰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차지하고 오랜만인 듯 신나게 소리치며 돌아간다. 그 싱싱한 에너지가 마을 전체를 싸고돈다. 나도 환한 마음으로 아파트 계단을 오른다.

부천 엄마들은 씩씩하다. 자전거를 좋아한다. 자전거 맵시 있게 타고, 호수 공원에도 간다. 서넛이서 인천까지 간다. 김장 김치에 넣을 굴을, 미나리를 사러 재래시장에 간다. 간 김에 두꺼운 삼겹살 서너 점도 사야 한다. 누가 엄마들을 수다쟁이라 했는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에너자이저!  현장 유튜버인 걸. 뒤에서 들려오는 그들의 대화는 참으로 유쾌하다.  
“통김치에 두꺼운 삼겹살 깔고…묵은지는 없어도 돼. 티브이에서 보는데 군침 돌더라고. 푸욱 끓여서 저녁 밥상에 짜잔! 하고 올려놔야지.”   

다섯 살 아이와 서른세 살 엄마가 손 붙잡고 걸어간다. 무슨 말인지 계속 묻는 아이, 계속 답해주는 엄마. “엄마, 미세먼지가 왜 겨울에도  많아?” 하고 묻자 “응, 그건 바람이 시베리아나 중국에서 우리나라쪽으로 불어오기 때문이야.” 라고 대답해 주었다. 반달마을 엄마들은 아주아주 자상하고 아주아주 똑똑하다. 그래서 옛날과 달리 아이들은 아주아주 똑똑하다.

옛날 엄마들은 집안일하느라 한가하게 아이와 앉아 있지 못했지. 그래도 아이들은 잘 자랐지. 학원에도 안 가고 공부도 잘했지. 요즘엔 이렇게 엄마들이 정성을 다해 가르쳐야 하나 보다. 옛날보다 배울 것이 많은 건 사실이잖은가?  

시간 많은 노인네들도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아이들이 주고받는 요즘 말도. 또 아이들이 빠져있는 게임이나 노래도. 그래야 외롭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