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사양조장의 수제 부천막걸리

부천에는 ‘부천막걸리’가 있다. (구)소사본동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첫 갈림길에서 소사로 방향으로 한참 내려 가다보면 오른 편에 ‘소사양조장’ 간판이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청년 셋이 분주하다. 그 중 김민석(38세)씨가 인사를 건넨다.

▲ 부천막걸리 김민석 대표

김민석씨는 ‘부천막걸리’대표다. ‘부천막걸리’는 수제막걸리다. 청년이 수제 맥주도 아니고 수제 와인도 아니고 전통주 수제 탁주를 선택한 이유를 들어보았다.

30대 초반, 직장생활을 하던 김대표는 해외출장이 잦았다. 면세점에 들리면 외국 술만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전통주를 알릴 방법은 없을까를 무척 고민했다고 한다.35세 때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주류제조면허·유통면허를 취득했다. 다른 양조장에서 술을 제조·납품과정도 거치고 전국 주류박람회는 다 찾아다녔다. 본격적으로 ‘소사양조장’을 오픈한 건 지난해 8월이다.

▲ 소사양조장 내부     ▲ 술을 담근 첫 날

▲ 술이 익은 날

‘부천막걸리‘ 하루 생산량은 600병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수제로 한 병 한 병 생산한다. 현재는 하루에 200병~300병이 소요되고, 거래처는 500군데 된다. 막걸리를 한 병 만드는 시간은 168시간이 걸린다. 168시간이 걸린 600병은 일주일 후에 탄생한다. 효모처리가 된 살균탁주가 아니라 효모가 살아있는 생 막걸리라서 발효가 계속 일어나므로 막걸리를 구입하면 꼭 세워두어야 한다. 항암효과는 와인의 100배이고 가격은 소사양조장에서도 소형마트에서도 1800원이다.

김 대표는, “대형마트로 입고되는 유명 막걸리와는 시스템이 다르니 일일이 한 집 한 집 찾아가서 ’부천막걸리입니다. 오로지 부천에서만 판매하는 수제 탁주입니다. 부천의 청년이 부천을 알리려고 국내산 쌀100%로 만들었습니다.‘라고 홍보한다.” 했다. 이어, 그는 “부천막걸리는 시중의 유명막걸리와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판매가 열악하다.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많이 알려져 부천의 상권이 같이 살아나면 좋겠다. 내 만족일 수도 있다. 지금 아니면 평생 후회할 거 같아 양조인이 되었다. 아내가 많이 응원·후원해 준다.”며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자정12시에 퇴근한다. 쉬는 날엔 술 빚고 술 품질 살펴보고, 영업·납품하고 유효기간 30일이라 냉장유통이 필수다. 거래처에 최소 일주일 한 번 방문하는데, 일주일 지난 술은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교환해 온 술은 모두 폐기한다.”며 그때 심정은 자식을 떠나보내는 심정이라 했다.

▲ 우리동네'부천막걸리'

시골 조그만 양조장을 도시에 안착시킨 김 대표는 ‘부천막걸리’가 유명해지길 원한다. 타 지역에서 주문이 들어와도 받지 않는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자가 아니다. 청년실업도 생각해 직원 2명도 부천 청년이다. 사회적 기업이 되고 싶다. 지역행사가 있으면 후원도 한다. 예전엔 송내동 향기네 무료급식소에도 후원하였고, 지금은 송내북부역 영화거리에서 열리는 어르신 밥 한 끼 대접행사(마지막 토요일)에 한 박스씩 후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향후계획은 “어려워도 힘들어도 버티고 싶다.”며“올드하다고 생각하는 막걸리를 부천 젊은 친구들이 인생막걸리라고 인정하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막걸리도 식품이다. 막걸리의 효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항암효과는 물론 피부미용, 면역력 향상, 다이어트 효과, 성인병 예방에 뛰어난 식품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시의 대표식품 ‘부천막걸리’한 잔과 함께 술이 익고 정이 익는 도시가 되어 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