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민 상임지휘자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2월 27일 (금) 오후 7시 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송년음악회 <베토벤, 합창>을 개최한다.

12월이 되면 연말 클래식 공연에 단골로 등장하는 레퍼토리가 있다. 바로 베토벤 9번 교항곡 ‘합창’이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성악과 합창이 등장하는 최초의 교향곡인 이 작품은 환희, 인류애, 자유와 화합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환희의 송가’라고도 불린다. 유난히 연말에 많이 연주되는 이유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평화와 자유를 주제로 한 연말 콘서트에서 연주한 것,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89년 12월 23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국의 연합 오케스트라가 베를린 필하모니 홀에서 연주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런 의미로 4악장에서 베이스 파트의 솔리스트가 일어나 “오, 벗이여! 이런 곡조는 아니오! 더 즐겁고 환희에 찬 곡조를 노래합시다!”라고 외치는 부분은 이 작품이 가진 상징성을 나타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국적과 근거지를 불문하고 많은 오케스트라가 송년음악회에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해왔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편성, 각 파트별 솔리스트 4인, 혼성 합창단 등의 필요로 웬만한 규모로는 소화하기 힘들어 점차 연주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올해만 해도 이 작품을 프로그램에 내세운 송년음악회는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015년부터 매년 송년음악회마다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전통처럼 대대로 내려오는 레퍼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매해 매진을 기록하는 인기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단원들의 말마따나 ‘환희의 송가’를 연주하며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해야 한 해를 제대로 마무리한 느낌이라고 한다.

올 한 해 박영민 상임지휘자와 부천필의 활약을 되돌아보면 거한 송별회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2019년은 부천필이 연주 단체로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 우선 오랜 염원이던 상주 콘서트홀이 건립에 착수하였고, 유럽 순회 연주로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홀, 쾰른 필하모니 홀, 프랑스 메츠 아스날 홀에 서는 대사大事를 치뤘다. 그 외에도 지난 11월 7일에 공연한 <박영민의 말러 제9번>은 연주회 실황을 녹음하여 12월 말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다. 박영민과 부천필이 이번에 발매할 <말러 교향곡 제9번>은 소니 클래시컬에서 출시한 <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 <말러 교향곡 제1번 “타이탄”>, <말러 교향곡 제2번 “부활”>과 명맥을 함께 하는 음반 시리즈이다. 특히 9번은 음반으로는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작품이기에 부천필의 이번 앨범은 클래식 팬들의 희귀 명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안정과 균형적 측면에서 접근한 곡 해석과 4악장의 섬세한 피아니시모는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할 감상 포인트다.

한편 12월 27일 (금) 오후 7시 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019년 마지막 연주회 <베토벤, 합창>은 소프라노 신지화, 알토 정수연, 테너 허영훈, 베이스 유승공이 솔리스트로 협연하며 합창에 부천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프로그램으로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라단조 작품125 “합창”’ 이외에 ‘헌당식 서곡 작품124’을 연주한다. 입장료는 전석 1만원, 초등학생 이상 입장 가능하다.

예매문의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032)625-8330~1 www.bucheonphi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