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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2  14: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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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기운이 만연하였던 4월, 전남 전주에서 부천으로 이주한 독거어르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역 내 통장님께서 가정방문을 요청하셨습니다.

    통장님의 의뢰로 처음 뵙게 된 어르신은 15년간 목사로 목회활동을 해오셨을 정도로 강인한 분이셨으나, 배우자 분께서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홀로 노년을 보내며 외로움이 커지고 건강 또한 점점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목회활동으로 한평생 타인을 위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었으나, 외동아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부양의무를 멀리하였으며, 어르신을 돌볼 가족과 지인의 부재로 어르신의 삶과 건강은 더욱 악화되어 갔습니다.

    또한 2011년 다리골절로 인한 수술과 시각장애로 인해 거동은 점차 힘들어져 현재는 외부활동이 불가한 상태였습니다.

    2018년 임대아파트 계약기간 만료로 인해 거주지마저 불안정해졌을 무렵, 오래전부터 어르신과 알고 지내던 신흥동 통장님이 어르신과의 상의를 통해 부천으로 거주지를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부천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이사하는 게 걱정이 됐었는데, 임통장을 믿고 이사하게 됐어”, “그나마 부천으로 이사를 온 후에는 임통장이 매일같이 집에 와서 살펴봐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한때는 목사로서 교인들을 보살피고 이끌며, 그 누구보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셨던 분이었으나, 현재는 시각장애, 고혈압, 당뇨 합병증, 관절염 등의 건강문제와 거동조차 힘든 상태로 주거지 내에서 홀로 고독한 생활을 이어가고 계셨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어르신께서는 비록 신체건강은 매우 악화된 상태였지만, 신앙적 믿음을 바탕으로 인지기능과 정신력은 누구보다도 건강하셨기에 건강회복을 위한 의지가 강한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달리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고, 어르신을 부천으로 모셔왔던 통장님 또한 홀로 어르신을 돌보기 어려워져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복지관에서 사례 개입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지역사회 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함께 찾아 나서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정기적인 가정방문을 통한 일상생활 보조가 필요했기에 지역 내 해바라기요양보호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요양등급 신청 후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례관리자의 정기적인 방문과 주중 낮시간 동안 요양보호사의 방문으로 어르신의 생활이 조금은 안정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어르신의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고, 어느 날 집에서 쓰러져 계신 어르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르신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어르신의 요청으로 퇴원을 하였지만, 이후 입·퇴원을 반복하며 신체활동이 제약되어 거동 및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점차 저하되어 갔습니다.

    높은 당수치와 만성질환 등으로 병원에서는 지속적인 입원을 권유하였지만, 장기화되는 입원에 지치고 오히려 퇴행되어 가는 신체기능에 어르신은 퇴원을 희망하셨습니다.

    “병원은 너무 답답해.. 몸도 그렇고 마음은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 집으로 돌아가서 하나님께 기도 드리며 맘편히 지내고 싶어..”

    마을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

    어르신의 건강상태로는 퇴원 후 가정 내 홀로 생활을 하실 수 없었으며, 지속해서 돌봐줄 누군가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어르신, 통장님, 해바라기요양보호센터장과 함께 어르신의 퇴원 여부에 대해 논의하였고, 어르신의 욕구에 따라 다시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지역사회에서 어르신을 보살필 수 있도록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고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단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였습니다.

    지역 내 각각의 자원을 지원해줄 수 있는 여러 단체들을 모집하였고 함께 회의를 진행하여 서로 가능한 자원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결과, 복지관에서는 다양한 후원물품과 함께 어르신의 건강회복을 위해 죽서비스와 영양음료 등을 지원하였으며, 통장님과 요양보호센터의 보살핌 외에도 어르신의 식사지원을 위해 요식업체에서 밑반찬을 제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역 내 사단법인에서는 어르신의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을 지원하였습니다. 또한, 목회활동을 해오셨던 어르신의 정서적 지지를 위해 지역 내 교회에서 방문심방을 통해 어르신의 쾌유를 위한 기도를 함께 드리기도 하였으며, 더불어 낮시간 외 수시로 어르신을 찾아 뵙고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르신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여러 단체에서 돌아가며 어르신을 찾아 뵙고 말벗이 되어드렸습니다.

    “고마운 곳이 한둘이 아니야. 나를 위해 많은 곳에서 도움을 주는 걸 보니 내 인생이 헛된 삶은 아니었던 것 같아”, “나를 위해 힘써주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매일 기도드리고 있어”

    지역의 다양한 자원이 하나, 둘씩 모여 어르신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생활하실 수 있도록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으며, 어르신이 병원에서 집으로 퇴원하여 생활하실 때만큼은 온전한 삶을 뒷받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바람 그리고 어르신의 의지와는 달리 어르신의 건강은 호전되지 않아 또 다시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게 되었고, 어르신은 스스로 24시간 보호가 필요함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어르신께서 먼저 요양원 입소를 요청하시게 되어 가족과의 연락을 시도하던 중 어르신의 이복동생과 연락이 닿아 어르신을 요양원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어르신과의 작별 며칠 후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 마을이 많이 그립긴 하지만 난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 그동안 도와줬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줘. 보고 싶으니까 맛있는 것 사서 놀러와”

    마지막까지 지역사회에서 어르신을 돌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으나, 함께 어르신을 돌봐준 지역 내 다양한 주민분들과 단체의 지원으로 어르신이 희망하였던 마을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속에는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많은 자원들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소소하더라도 각각의 자원이 하나, 둘씩 모이면 지역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큰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갖고 있는 자원이 어느 곳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주변의 복지관 또는 복지시설을 먼저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삼정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조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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