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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8  10: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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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집에 가봤는데 집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데 도와 주실 수 있나요?”

어르신 이웃에 살고 있는 분의 다급한 전화가 주민센터로 왔습니다. 전화를 받고 의뢰를 한 이웃의 집에 먼저가 자초지종을 들어보았습니다. 어머님처럼 생각하고 식사를 챙겨드리는 어르신이 있는데 그분의 집을 가보고 깜짝 놀라 주민센터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어르신 집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짐 때문에 발 디딜 틈 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간신히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작은 길이 집안에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사 오고 난 후 1년을 넘게 짐 정리와 청소를 하지 않은 채 집에서 생활하여 집안은 악취와 먼지들로 가득했습니다.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집에 짐이 많은 이유를 여쭤보았습니다. 이사 오고 난 후 짐만 갖다놓고 정리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태로 집에서 먹고 자고 음식물들을 그대로 놔두고 청소를 하지 않아 집안은 비위생적이고 악취로 생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르신에게는 3명의 아들이 있으나 자녀들이 어릴 때 이혼을 하고 집을 나와 연락을 하지 않아 남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셨습니다. 여동생이 있으나 대구에 살고 있고 몸이 아파 서울에 자주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의 짐 정리를 도와줄 가족이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어르신에게 집안의 짐을 정리하실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어르신은 많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어르신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다시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후 어르신을 다시 만났습니다. 어르신은 짐 정리를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웃들에게도 피해가 된다면 짐을 정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그 후 우리는 어르신의 짐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하고 알아보았습니다. 부천시자원봉사센터에 연락하여 도와주실 수 있는지 문의했으나 연말이라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역 내 폐기물처리 업체에 도움을 요청하여 어르신 짐을 정리하기로 하였습니다. 짐 정리 일정을 잡고 일정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어르신도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짐 정리를 하기로 한 바로 전날 사례를 의뢰한 이웃분의 다급한 전화가 또 왔습니다. 어르신이 짐 정리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면서 집 안에 들어가셔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화를 바로 끊고 어르신 집으로 가정방문을 하였습니다. 초인종을 여러 번 누르자 어르신은 “누구세요?‘ 라며 물어보셨습니다. 주민센터에서 나왔다고 말씀드리자 다행히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어르신은 키우고 있는 반려견과 함께 있었습니다. 어르신은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습니다. 내일 짐 정리를 하시기로 했는데 정리를 안하신다는 얘기를 들어서 무슨 일인지 알고 싶어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짐 정리를 안하면 안되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정리한다고 생각하니까 못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정리와 청소를 안 한지 너무 오래되어 바퀴벌레가 생겼고 악취가 나서 앞으로 이곳에서 생활 하시기에는 건강과 안전에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웃집에 피해가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하시더니 다시 치우겠다고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면 안 되지.” 라고 하시면서 어렵게 다시 치우겠다고 결정하셨습니다. 처분할 짐 정리와 청소, 방역을 통해 안전하고 위생적인 생활공간에서 다시 사실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어르신과 상담을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마다 방금했던 이야기를 잊어버리시고 길도 잊어버려 여러 번 집을 못 찾아올 뻔 했다고 하셨습니다. 100세 건강실에 의뢰하여 치매 정밀검사를 도와드렸습니다. 검사 결과 어르신의 뇌가 약간 쪼그라들어 기억력 감퇴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치매 경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르신이 요양보호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도록 장기요양인정 신청을 지원하여 드려 등급 판정을 받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이 길을 잘 잊어버리고 혼자 하루 종일 생활하는데 안전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어 어르신의 의견을 여쭙고 장기요양 등급을 재가 서비스와 시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등급을 신청하였습니다. 어르신은 자신의 건강상태와 기억력 감퇴로 인해 당뇨약 등 복용해야 할 약을 중복 복용하거나 잊어버릴 수 있고 길을 찾지 못해 집에 돌아 올 수 없는 등 생활전반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을 이해하셨습니다. 그래서 요양원 입소를 선택하셨습니다.

어르신이 가고 싶은 요양원을 지정하여 입소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 드려 입소 날짜가 결정되었습니다. 어르신은 입소 일주일 전에 그냥 집에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어르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안전 여부를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일주일 후 어르신을 다시 뵙자 어르신은 확고하게 요양원 입소를 포기하셨습니다. 아직까지는 이웃분의 도움을 받으면서 집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웃분이 식사와 약 복용을 도와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이웃분은 자신의 어머니도 치매셨는데 임종을 못보고 효도를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대신해 어르신께 잘 해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웃분의 따뜻한 마음과 그것을 고맙게 받아들이신 어르신은 건강상태가 더 악화되면 그 때 다시 연락을 주시기로 하였습니다.

끝으로

우리가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로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례관리가 아니라 사람관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당사자의 의사와 욕구를 존중하고 여러 자원을 활용하여 욕구를 이루어 가 스스로의 힘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사례관리입니다. 어르신은 자신의 의사를 존중받고 욕구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도와 드렸을 때 주변 이웃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셨고 만족감도 크셨습니다.

범안동행정복지센터 통합사례관리사 김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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