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까지 합니까?”, “그럼 누가 합니까?” 옥중에서 만세를 부르다 고문을 받는 17살 유관순이 영화 ‘항거’에서 한 말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말은 쉽지만 목숨을 거는 일에 소명감만으로 나서기는 구차해지기 십상이다. 하나뿐인 목숨인지라.

3.1절 100주년을 하루 남긴 저녁 중동 롯데시네마에서 평화미래플랫폼 ‘파란’(공동대표 한인수, 최은민)의 ‘항거’ 영화 시사회가 있었다. 이제 출범한 지 한달여를 맞는 ‘파란’이 어떤 성격을 가지는 단체인지를 그들이 처음 갖는 영화 시사회 ‘항거’의 내용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이제 막 시작한 단체라서 큰 무언가 하나를 가지고 나간다는 건 아니에요. 우리 지역 알아보기 등 소소하지만 작은 것부터 실천해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실천해가려고 합니다.” 이혜진 사무처장이 소개하는 ‘파란’이다.

▲ 지난 1월, '파란' 창립식 모습

지난 1월 26일 출범한 ‘파란’은 평화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담은 NGO단체이다. 지난해 6월부터 약 8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된 평화미래플랫폼 ‘파란’은 2016년부터 노동의제에 대한 토론과 학습, 실천을 해왔던 경기노동센터의 ‘블루’의 활동을 지역사회로 넓혀가자는 공감대로 만들어졌다.

‘파란’은 노동분과, 평화인권분과, 생태환경분과, 생활정치분과 4분과로 이루어져 있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디딤돌 역할을 하는 노동분과, 남과 북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와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인권 존중에 힘쓰는 평화인권분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하는 생태환경분과 그리고 정치권력을 감시하고 생활정치의 주인으로 활동을 하는 생활정치분과이다. 거창한 분과의 나눔인 듯하나 소소하게는 대장들녘 지키기부터 시정 모니터링, 시민자치 참여, 평화운동, 민주시민교육 등을 지역 주민들과 내 이웃과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 파란 준비팀의 출범 준비 회의 모습

NGO는 시민들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자발적인 조직이다. 그러기에 정부의 도움이나 간섭을 받지 않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낸다. 어떤 색깔의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가 각 NGO단체마다 조금씩 다를 뿐이다. 이제 첫걸음을 뗀 파란이 부천지역에서 노동과 평화, 환경, 정치 부분에 정당한 이슈를 제기하고 시의 정책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내줄 수 있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길 그래서 그들이 지향하는 평화로운 미래로 가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 거기에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라는 파란의 시민 소명의식이 더해지길 희망한다.

평화미래플랫폼 ‘파란’은 3월 24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부천시민 재현행사와 4월 27일에 있을 ‘DMZ 평화 인간띠 잇기’ 등의 행사에 여러 부천시민단체와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색깔만을 뜻하는 파란이 아니라 부천 지역에 신선한 이슈로 파란(波瀾)을 몰고 올 파란 그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평화미래플랫폼 파란 34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