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는 TV 뉴스나 일부 프로그램 등에서 수어 통역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수어(手語)는 ‘수화 언어’를 줄여 이르는 말로 농인(聾人, 청각장애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여기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수어는 농인들만의 언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청인(聽人, 농인에 대한 상대적 표현으로 청력의 소실이 거의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이 농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수어를 알아야 한다. 특히 가족 중에 농인이 있다면 수어는 필수적이다.

▲ 수어 관련 도서.

청각장애는 일상에서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그러나 청각장애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모르고 살았던 ‘마서즈 비니어드’의 모습은 청인 중심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마서즈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한다』(노라 엘렌 그로스, 박승희 역, 한길사, 2003)를 통해 소개된 미국 매사추세츠주 남동부 근해의 섬인, 마서즈 비니어의 19세기 후반 실제 이야기다. 청각장애인의 비율이 높았던 비니어드 섬에서는 놀랍게도 청인과 농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수어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비니어드에서는 청각장애가 결코 ‘장애’가 아니었다. 이는 청력의 부족이 사회적 소외를 초래하지 않았다는 큰 의미가 있다.

▲ 수어 교육 알림 현수막.

일반적으로 외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수어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다. 이는 무엇보다 ‘수화 언어’로서의 인식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어는 또 하나의 언어이다. 이는 법령에서도 명확히 하고 있다.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은 ‘한국수화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법령에 따라 지자체의 수어 통역 지원과 수어 보급 및 교육 등의 관련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 수어 교육이 진행되는 경기도농아인협회 부천시지회 교육실 모습.

부천에서도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농아인협회 부천시지회’이다. 꾸준히 수어 교육을 진행해온 농아인협회 부천시지회는 올해도 3차에 걸쳐 수어 교육을 한다.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각 단계별 주 2회, 3개월 과정이다. 수강료는 재료비를 포함하여 초급반은 7만3천원, 중급반 6만원, 고급반 8만원으로 부담 없다.

▲ 2019년 제1차 수어 교육 일정 및 교육 장소 안내.

1차 교육의 초급반과 중급반의 개강은 2월 14일이다. 각 반 수업 요일은 다르지만 종강은 4월 25일로 같다. 아울러 제2차 교육은 5월, 3차 교육은 9월에 개강한다.

올해 의미 있는 무언가를 배우려고 계획했다면 이번 기회에 수어를 배워보면 어떨까. 전화 및 방문으로 신청하면 된다. 개강일 수업 전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경기도농아인협회 부천시지회 328-50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