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특화도서관 도당도서관

바야흐로 남북이 화해무드를 넘어섰다. 남북의 끊어진 철도의 연결에, 북한 최고 지도자의 방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요즘이다. ‘북한’이라는 단어만으로 움찔해졌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많이 익숙해진 단어로 다가온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 힘입어 부천의 여행 특화 도서관인 ‘도당도서관’에서 지난 7일 ‘먼저 가는 우리 집 웃방 나들이’를 열었다. 한참을 뚫어져라 봤다. 우리 집 웃방이 어딘지.

“북한의 어려운 경제 사정과 정치적인 부분은 이미 많이들 알고 계셔서요. 저 아니어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하셔서... 저는 과장되거나 부풀리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전하고 싶습니다.” 2013년 한국에 온 북한이탈주민인 장광선 씨는 서두에 꺼냈던 말처럼 북한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를 알려지지 않은 세계 여행지 소개하듯 소개한다. 중간중간 그가 보여주는 북한 사진들이 생생하다. 장광선 강사가 찍힌 사진이라, 사진마다 그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 북한이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 ‘먼저 가는 우리 집 웃방 나들이’강연 모습

북한의 명문 사범대인 ‘남포사범대’ 출신인 장광선 씨가 들려주는 북한 이야기는 기존의 북한과 관련된 내용과 사뭇 다르다. 정치적 사회적 의도가 깔려 있지 않은 그의 이야기는 담백하다. 아니 담백함이 지나쳐 자꾸 빠져들게 한다. 북한의 입시제도, 우리랑 다른 단어들,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평안북도 용문대굴, 칠보산, 평안 평성시장, 냉면으로 옥류관만큼 유명하다는 신흥관 등. 그곳을 직접 가보고 맛본 강사의 경험이 녹아있다. 올겨울 최고의 한파 기온에도 참석한 20여 명의 참석자들이 강연 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연이은 질문이 이어졌다. 필자뿐만 아니라 참석한 모두에게 북한이 가까워지긴 가까워졌나 보다.

도당도서관은 지난해 2월 여행 특화 도서관으로 개관했다. 도당어울마당 4층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국내에서는 몇 개 되지 않은 여행을 전문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에 들어오면 여행을 가고 싶다. 국내 여행 관련 안내뿐만 아니라 세계 여행에 관련된 정보와 4천여 권이 넘는 여행 관련 책들이 가득 차 있다. 이뿐 아니라 개관 이후 여행가들을 초청해 8차례 여행 관련 강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부천에는 13개의 시립도서관이 있다. 그중 도당도서관은 여행으로, 오정도서관은 만화로, 꿈여울도서관은 영어로, 동화도서관은 동화로, 해밀도서관은 시각장애인, 북부도서관은 다문화로 특화되어있다. 이외에도 부천시는 21개의 공립 작은도서관, 70개가 넘는 사립 작은 도서관, 홀씨도서관, 출퇴근길에 365일 무인 자동 도서 대출을 할 수 있는 스마트도서관 2곳(송내역, 역곡역)과 행정정보도서관 시정담벼락, 영화전문도서관인 판타스틱 큐브도 운영 중이다.

▲ 여행특화도서관 도당도서관의 여행 코너 모습

이런 도서관 운영에 힘입어 부천시는 ‘2018년 경기도 공공도서관 평가’에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었으며 2017년 전국도서관 운영평가 우수기관 선정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공공도서관 운영평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부천에 산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도서관 문화를 누린다는 뜻이다. 문화의 도시 부천이 높은 도서관 문화로 한 층 그 빛을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