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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별동대장 정진이 씨를 아세요?"자식처럼 선수를 품는 엄마 서포터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  passionior@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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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05  13: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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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2 <안녕하세요>에서 부천FC 선수와 함께 한 정진이 씨(맨 오른쪽) (사진 : 화면 캡쳐)  
    ▲ KBS2TV <안녕하세요>에서 부천FC 선수와 함께 한 정진이 씨(맨 오른쪽) (사진 : 화면 캡쳐)
    지난 4일 밤 KBS2TV의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 ‘축구 광팬 엄마’가 등장했다. 딸이 “엄마는 내가 아플 때는 관심도 없다가 축구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울먹인다”고 서운해 할 정도다. 지금까지 열린 30경기 중 27경기를 찾아간 그녀가 빠져있는 축구팀은 바로 부천 FC이다. 탤런트 정동남 씨의 친 동생이기도 한 이 엄마 서포터의 이름은 정진이(소사구 소사본동, 55세) 씨이다.

    정 씨는 부천FC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항상 나타난다. 늘 별동대장 네임을 마킹한 빨간 유니폼을 입고 씩씩한 걸음걸이로 들어와 우렁찬 목소리, 큰 박수로 부천을 응원한다.

    자칫 선수 엄마로 보이는 그녀지만 부천FC 선수 중 정진이 씨가 배 아파 낳은 아들은 없다. 하지만 31명 선수 중 누구든 도울 일이 생기면 열 일 제치고 나타난다. 마치 부천FC의 원더우먼 같은 존재이다. 이번 추석에도 가족을 만나는 대신 차례상과 음식을 만들어 훈련장을 찾아갔다.

    열 달 산고 끝에 낳은 자식만큼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애정을 쏟고 있는 그녀를 두고 부천선수들은 ‘만두엄마’라고 부른다. 별동대장 정진이 씨가 그들에게 왜 ‘만두엄마’라고 불리는지 엿들었다.


    누구세요? 나는 부천서포터다

      ▲ 부천FC 별동대장 정진이 씨 (사진제공 :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 부천FC 별동대장 정진이 씨 (사진제공 :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별동대장 정진이 씨는 부천FC가 프로리그 진출을 앞둔 지난 겨울 부터 등장했다. 원더우먼처럼 나타나는 그녀의 행보는 구단직원과 부천축구 관계자들로부터 “누구지? 누구신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봉사 하는 거야?”라는 궁금증을 일으켰다. 그런 그들에게 정진이 씨는 “부천축구가 좋아, 부천이 좋아 응원하는 서포터입니다.”라고 당당히 밝혔다.

    그녀는 부천에서 잔뼈가 굵은 부천인(人)이다. 1987년 신혼생활을 시작으로 쭉 이곳에서 살기 시작했으니 횟수로 만 26년째이다. 든든한 남편과 슬하에 1남1녀를 둔 정진이씨는 부천축구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그저 과거 부천SK시절에 부천종합운동장을 몇 번 갔었고 부천에 축구팀이 있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 자신이 이렇게 원더우먼 역할을 하게 될 줄은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부천시와 관련된 각종 선거캠프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지역인사들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윤원원 부천FC 사무국장과의 인연으로 부천FC를 조금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지난해 프로구단 창단 과정을 옆에서 지켜 본 그녀는 부천스토리에 매력을 느껴 점점 이곳에 빠져들었다. 정진이씨는 경기장에서의 응원도 중요하지만 부천FC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겼다.

    시즌이 시작되자 그녀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쌍꺼풀 진 큰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모습은 배 아파 낳은 아들보다 더 어린 선수들이었다. 부천선수의 연령은 고참 김상록(34세), 87라인 김덕수, 김태영, 이윤의, 허건(27세)을 제외하고는 모두 만 25세 이하이다. 프로 경험이라고는 부천FC가 처음인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정진이 씨는 그들이 힘겹게 꿈을 향해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들이 부천에 있는 동안만큼은 이곳에 뿌리내릴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선수 한 명 한 명 이름을 외웠고 그들에게 엄마 감성으로 다가가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했다.

    ‘만두엄마~ 만두 더 주세요’

    수은주가 30도 아래로 내려올 줄 모르던 지난 여름, 선수들은 각 방마다 냉장고가 없어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없었다. 냉장고가 있는 방은 단 한 군데였다. 냉장고가 없는 방에 거주하는 선수들이 밤늦게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다고 다른 방문을 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정진이씨는 숙소 복도에 냉장고 한 대를 들여 주었다. “더운데 시원한 물마시고 기운 내” 선수들은 시원한 물을 눈치 안 보고 마시게 되었다.

    자식이 배불리 먹는 모습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모든 엄마들처럼 정진이 씨도 선수들의 먹거리에 유독 관심이 많다. 저녁 식사 후 잠자리에 들기 전 다들 출출해 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정진이 씨는 야참을 준비했다.

    만두공장을 하는 고향후배를 통해 만두 1천 5백 개를 공수해와 직접 쪄서 먹였다. 출출해 하던 참에 생각지 않은 야참에 선수들은 좋아하며 배불리 많이~많이~ 먹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녀도 흐뭇했다.

    이때부터 부천선수들은 정진이씨를 만두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를 보면 선수들은 자연스레 “만두엄마~안녕하세요. 만두 더 주세요” 라고 말한다.

    모든 상차림은 내가 차려준다.

    부천FC가 무승에 허덕이던 9월, 선수단은 추석연휴를 일제히 반납했다. 연휴가 끝난 후 이어지는 경기를 앞두고 훈련에 매진했다.

    별동대장 정진이 씨는 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추석음식을 준비해 명절당일 아침에 차례상을 차려주었다. 상차림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그녀는 딸과 함께 전을 부쳤다. 몇 백 개를 부치다 보니 팔에 화상도 입었다고 한다. “집에 가서 쉬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들과 지내야 하는데... 집에 얼마나 가고 싶겠어요. 명절 미리 지내고 선수들 챙겨주었죠.” 고향인데도 가족 품으로 가지 못한 선수들은 정진이 씨의 상차림 앞에서 차례를 지내며 추석을 보냈다.

    정진이 씨는 친한 지인들로부터 ‘팔도 누빈 년’이라고 불리운다. 호탕한 성격의 그녀는 사람을 한번 만나면 절대 잊지 않고 상대방의 이름을 외우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인지 주위에 사람도 많다.

    얼마 전, 그녀에게 생각하지 않은 여윳돈이 생겼다. 친구들과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계를 만들었는데 계획이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정진이 씨는 그 돈을 들고 선수단을 찾았다. 시즌이 막바지인데 그동안 일일이 챙겨주지 못한 선수들의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서였다.

    선수단 전체를 위해 준비한 생일상은 갈비찜이었다. 모두들 매운 갈비찜을 먹으며 “만두엄마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였고 배불리 먹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흐뭇해했다.

    정진이 씨의 후한 씀씀이 덕에 부천선수들은 정진이 씨를 ‘부잣집 사모님’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정진이 씨는 평범한 아내이자 가정주부이다. 자식들 앞에서는 아직 일하는 것이 즐거운 워킹 맘이다.

    “경제적 여유요? 돈이 많다면 다른 일을 했을 것 같은데요. 선수단 챙겨주는 것은 봉사라고 생각해요. 다들 어린 선수잖아요. 엄마 품이 그립고 가족들과 떨어져 사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친엄마는 아니지만 선수들이 엄마처럼 찾으면 보람도 느끼고요.”

    여유가 있어서 경제적, 정신적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이겨도, 져도 내 자식

      ▲ 부천FC 선수들과 함께 (사진제공 :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 부천FC 선수들과 함께 (사진제공 :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정진이 씨는 부천선수들을 이제 막 걸음 뗀 돌쟁이 아가에 비유한다.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한 애기들한테 빨리 어른이 되라고 강요하면 안 되는 거죠.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데뷔 초년생들인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팬들도 있는 것 같아요. 지더라도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지, 비난은 그들의 마음에 상처만 새깁니다.” 선수들의 정신적 부분까지 헤아리는 정진이 씨의 마음이다.

    그녀는 요즘 더 바빠졌다. 지인들에게 부천FC를 홍보하며 경기 보러 꼭 와달라고 당부 아닌 당부를 하느라 일이 늘었다. 소액주주들을 모아 모아서 부천FC 시민주 목표액 천 만원 모집도 진행 중이다.

    “누군가 해야 될 일을 하는 것뿐 입니다. 뭔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처럼 못할 것 같아요. 부천종합운동장의 관중 만 명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발품 팔고 다닐 겁니다.”

    글 :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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