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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깨달은 ‘행복의 의미’
부천시청  |  peachisland@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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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9  11: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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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렁쩌렁 매미 소리와 함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연신 흐르는 땀을 훔치던 어느 날 오후, 중년의 한 남자분이 동 주민센터를 찾아오셨습니다. 중년의 사내는 굵은 안경알 너머로 긴장감과 두려움이 역력한 눈빛을 하고 연신 손에 땀을 닦아내며 어색한 모습으로 사무실을 기웃거렸습니다.

“너무 덥죠? 시원한 차 한 잔 드릴게요!”라고 조심스레 말을 건네자, 중년의 사내(이순진/가명)는 긴장이 조금 풀리는지 눈인사를 건네고 차를 한 모금 마신 후에 천천히 본인의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배신과 나락으로 떨어진 삶

이순진(가명)님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월세체납으로 보증금까지 다 소진되어 집주인이 집을 비워 달라하는 상황이며, 최근 청력마저 나빠져 더 이상 근로를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여 며칠을 고민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 주민센터에 방문하게 되었다고 토로하였습니다.

예전에 이순진님은 패션사업을 하며 젊은 나이에 제법 많은 돈을 벌었고 슬하에 자녀 2명과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였다고 하며, 잠시 그 시절이 떠올랐는지 어두웠던 얼굴에 미소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한참 잘나가던 어느 날, 친분이 있었던 패션업계의 친구가 신규회사를 만들려고 한다며 1주일 넘게 매일 찾아와 사정하여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도와주었고, 이것이 훗날 이순진님을 이 지경으로 만들게 되리라고는 당시에 상상조차 못했다며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11개월 후 그 친구는 현금과 수표 34억을 쓰고 해외로 도망을 갔고 그로인해 하루아침에 회사가 연쇄 부도위기에 처해 우선 돌아오는 수표를 막기에 급급했으며, 그래도 금방 해결되리라는 믿음과는 달리 IMF까지 겹치면서 남은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도 3천만원을 막지 못해 1998년 7월 끝내 최종 부도처리가 되었습니다. 보통 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얘기를 실제로 듣게 되었고 이순진님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당신은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사업에 감각이 있으니 다시 재기 할 거야. 더 나이 먹어서 이런 일 당하는 것 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겪은 걸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자!!”라며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북돋아준 부인의 격려가 있어 당시 큰 힘이 되었고, 지금도 그 말을 잊지 못한다며 이순진님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재기를 위한 노력과 계속되는 시련

친구의 배신으로 이순진님이 좌절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이번에는 오히려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다시 시작해보라며 백지수표 한 장을 건네주었고, 그 자금으로 원단사업을 시작해 다시 재기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재기하여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자 마음이 여린 이순진님은 또 다시 주변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지 못하고 도와주면서 다시금 사업은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여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어려운 고비를 잘 참아왔던 아내가 이제 더 이상은 같이 못살겠다며 이혼을 통보하였고, ‘진짜 이혼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하며 반신반의하던 사이 진짜 법적이혼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순진님은 이혼이 된 후에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들어 이제부터는 가족을 위해 정말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고, 가족들과 다시 같이 살기위해 빨리 돈을 벌어 짧은 시간에 회복하고자 욕심을 부려 잘 모르는 분야인 부동산 사업에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어이없게도 이것이 전문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이순진님이 신용불량자가 된 것은 물론 수십억의 빚까지 떠안게 되었고, 그 뒤로 오히려 가족들과 더욱 만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후 생계유지를 위해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하였고 4년 전부터는 고물 관련 일을 시작하며 다시 재기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리하게 근로하다 결국 허리를 크게 다치게 되었고 이후 고물 가격마저 하락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병든 육신만 남고 좀처럼 생활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청력에도 이상이 생겨 다른 사람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어 유일한 장점인 운전조차 할 수 없게 되면서 이제는 기초생계마저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례관리와 함께 Restart!

몇 번의 사기와 사업실패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이순진님을 이제는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당장 생계유지의 어려움이 있어 기초생활보장수급의 조건부수급자로 선정하여 지역자활센터에서 근로하며 수급자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지역자활센터에서 근로할 수 있게 되자 이순진님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임하며 근로하였고, 의료급여가 지원되어 약값과 치료비의 부담이 줄게 되자 10년 넘게 복용하고 있는 혈압약을 부담없이 복용하고 허리가 아파도 제대로 가보지 못한 병원을 이제는 맘 편히 다닐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청력의 이상으로 이순진님이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청력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비용을 지원하였고, 검사결과 청력은 이후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수술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여러 기관을 수소문하여 200만원 가까이 하는 보청기를 지원하였고, 보청기를 착용 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자 이순진님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보이며 눈에 띄게 활발해졌습니다.

그리고 거주지에서 쫓겨날 위기에 있는 이순진님을 돕기 위해 직접 고시원을 방문하여 사정을 설명하고 고시원비를 차후에 지불 할 수 있도록 설득하였고, 이후 주거취약계층 긴급주거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어 고시원 생활을 청산하고 전세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이순진님은 이혼 후 방 한 칸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바퀴벌레와 곰팡이 냄새가 가득한 집에서 살았다고 하며, 이제는 지하가 아닌 2층의 방2칸 집에서 살게 되었다며 너무 설레고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행복해하셨습니다.


놓쳐버린 진정한 ‘행복찾기’

이순진님은 사례관리의 도움으로 점차 생활이 안정되어갔고, 지역자활센터에서도 성실함을 인정받아 다른 업체에 추천되면서 그곳에서도 성실하게 근무하여 최근 정규직이 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기초생활보장수급도 탈피하고 다시 예전처럼 정상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의뢰당시 몇 번이나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혼 이후 한번도 찾아뵙지 못한 어머님과 두 아들의 가슴속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남길 것 같아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하지만 사례관리의 지원 덕분에 이제는 다시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순진님의 생활은 어느 정도 안정되어 갔지만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된 체 살고 있어 마음 한구석이 항상 무겁다며 괴로워했고, 최근 사례관리사의 격려로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어머님을 수십 년 만에 용기내어 찾아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계실 것 같았던 노모는 치매증상으로 가족들도 알아보지 못하였고, 오랜만에 보는 막내아들(이순진)은 놀랍게도 한 눈에 알아보며 눈물을 흘리셔서 주변에 모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제 이순진님은 예전과 같은 성공이나 재기를 위해 살기 보다는 늙으신 어머님을 자주 찾아뵙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다시 재기하기 위해 성공에만 집착하며 욕심을 부리다가 정작 가족을 비롯한 중요한 것들마저 놓쳐버린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돈이 많고 성공해야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지금도 우리 곁에 있는데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가족이나 친구, 일터, 취미활동, 선행 등을 통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행복을 너무 멀리서 찾고 있거나, 본인에게 없는 것을 쫓다보니 정작 주변에 있는 소중한 것들에 소홀히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사례관리가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을 함께 찾아드리고, 지역사회의 따뜻한 마음들이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중동 복지과 이행숙 통합사례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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