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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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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15: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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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가는 어린 아이를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목을 졸라 해당 아이의 부모가 신고하여 경찰이 긴급 출동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동 주민센터에서 좀 도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른 아침 경찰의 연락을 받고 김혼자(가명)님을 처음 알게 되었고, 확인해보니 김혼자님은 그동안 정신과 치료와 진단을 전혀 받아본 적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에 의해 72시간 정신병원에 긴급입원 조치되었고, 보호자 입원을 위한 자녀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 김혼자님을 72시간 이후 퇴원시켜야 하는 상황으로 퇴원이후 집중관리가 필요하여 동에 지원요청을 한 것이었습니다.


계속 문제를 만드는 암흑 속의 삶

김혼자님은 긴급입원한 정신병원에서 약을 먹지 않아 간호사들이 약을 먹이려 하면약이나 물건을 집어 던져 위협을 가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널뛰는 감정선을 통제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주변의 지지체계는 있는지 등 주변상황이나 현재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김혼자님의 집주인을 만나 그간의 얘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김혼자님은 평소 시간에 구애없이 ‘동생이 찾아왔으니 문 열어달라’며 새벽에도 수시로 집주인의 문을 두드려댔고, 집안의 물건들이 본인을 괴롭힌다며 집기를 모두 밖으로 내던져 지나가던 사람들이 놀라 피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틀 동안 가스 불을 켜놓아 화재가 날 뻔하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시비를 걸거나 욕설을 하여 자주 싸움을 벌이는 등 최근 들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불안하다며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뒤틀어져버린 가족과의 관계

정신과 담당의사도 김혼자님의 폭력성과 많은 위험요소로 다시 집으로 보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입원을 권유하였지만, 김혼자님의 자의입원은 꿈도 꿀 수 없고 입원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보호자 입원이 꼭 필요하여 먼저 자녀들과의 연락을 시도하기 위해 연락처를 수소문하였습니다. 다행이 전남편과 연락이 닿았지만 이혼이후 만나지 않았던 자녀들과의 만남을 전남편이 극구 거부하였습니다.

전남편 말에 의하면 이혼할 때 자녀들을 김혼자님이 맡아 키우기로 하였으나 다른 남자와 재혼이후 자녀들에게 소홀히 하여 그 당시 자녀들의 상처가 컸고, 그래서 자녀들을 다시 본인이 맡게 되었다며 김혼자님은 모성애가 전혀 없는 사람으로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고 하였습니다. 이제껏 자녀들과 연결고리를 끊고 살았는데 김혼자님의 정신과 입원동의를 위해 다시 만나게 할 순 없다며 전남편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모녀가 만날 수 있도록, 만나지 못한다면 김혼자님이 정신과 병원에 계속 입원할 수 있도록 자녀들이 동의서만이라도 작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간곡히 설득하고 요청하였지만, 이미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있는 전남편이 자녀들에게 예전의 안좋은 기억을 다시 기억나게 하고 싶지 않다며 한사코 거부하여 결국 김혼자님은 퇴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둠을 몰아내기 위한 희망의 약속

이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 것 같아 죽고 싶을 만큼 괴롭다며 한탄만 하던 김혼자님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어 질병을 치료하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과 진료와 약물 복용을 잘 해서 마음의 병을 고쳐야 다시 병원입원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함을 안내하였고, 김혼자님의 기초생활 유지를 위해 수급을 신청하여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을 신청하도록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설득하였습니다.

“선생님 나 진짜 도와줄 거에요? 내가 말 잘 들으면 병원 입원 안 시킬거에요?”
“당연하죠. 저를 믿고 함께 노력 해봐요. 꼭 함께 병원을 잘 다니기로 약속해요”

김혼자님과 같이 노력하기로 약속을 하고 혹시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집으로도 찾아가 설득하고, 동 주민센터에서 수시로 만나면서 정신과 진료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폭력적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김혼자님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정신과 진료의 방향을 잡을 수 있게 심리치료비도 지원하였습니다.


약속이 가져온 변화

김혼자님이 약속을 잘 지키면서 하루가 다르게 순한 눈빛과 착한 성품으로 점점 바뀌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잘 마시던 술도 스스로 단주약속을 하여 술을 끊게 되었고, 약속했던 정신과 진료도 정기적으로 잘 받으면서 이후 진단서 제출을 통해 수급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시간이 남으면 딴생각이 든다며 중간 중간 우울한 모습을 보여 운동을 권유하였고, 김혼자님이 수영을 해보고 싶다고 하여 국민체육센터에 등록해 주었습니다. 수급자로 선정되어 이용금액을 감면받아 부담을 덜 수 있었고 결석 없이 수영수업에 잘 참여하면서 함께 배우는 사람들과도 친분을 쌓아 지지체계를 넓혀갔습니다.

그리고 임대주택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여 우선순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청약저축 가입을 도와드렸고, 몇 개월 후 김혼자님은 매입임대주택 입주대상자로 선정이 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매입임대주택으로 이사한 김혼자님은 이제 지하 월세방에서 늘 맡던 곰팡이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손바닥만한 창문이 아닌 큼지막한 창문을 통해 화사한 햇빛이 방안을 밝게 비추어 마치 현재 김혼자님의 밝은 얼굴처럼 투영되어 보였습니다.


이제는 재능기부

많이 밝아진 김혼자님에게 예전 미용실을 운영했던 미용기술로 이제 오히려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는 일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김혼자님은 가위를 놓은 지 오래되었다며 망설였지만, 잘 하실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드리자 이내 해보겠다며 수줍게 승낙하였습니다.

김혼자님은 와상으로 거의 외출을 못하는 관내 어르신댁을 직접 찾아가 무료로 미용을 해드리기 시작했고, 매번 도움만 받다가 이제는 남을 도울 수 있는 입장이 되자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되어 스스로 자립하는데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한번 두 번 횟수가 늘어나자 먼저 연락을 드려야만 연락이 되었던 김혼자님이 이제는 오히려 먼저 연락을 하여 어디로 머리를 자르러 가야하는지 물어볼 정도로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족도 버렸지만 감싸 안아준 사례관리

“내가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내가 소사본동 복지과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김혼자님은 조용히 제 손을 잡으며 나지막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제 탓이 아니고 모두 남의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저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여 질투가 나서 심술을 부렸어요. 가족도 버린 나인데... 이런 못된 사람을 따뜻하게 돌봐준 선생님을 만나 과분하게도 이렇게 살게 되었네요.”

세상을 적대시했던 김혼자님은 긴급히 개입한 사례관리 덕분에 이제 세상과 조금씩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고, 앞으로의 삶은 혼자가 아닌 주변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이 세상은 혼자서만 살 수 없고, 숨을 쉬는 동안 함께 소통하고 나누며 협력하며 살아야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려움에 처해 혼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주변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며, 사례관리가 그런 분들이 혼자서 외롭지 않게 손을 잡아주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소사본동 복지과 장진 통합사례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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