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인생학교 지난 3월 입학식 모습

기대수명이 너무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2017년 영국 의학저널 <랜싯>의 한 논문에 의하면 2030년에 태어나는 한국 여성의 기대 수명은 90살이 넘는다. 남성도 84세가 넘어 남녀 다 기대수명으로는 세계 1위를 차지한다. 말로만 듣던 백세 시대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백세 시대인 것이다. 이런 백세 시대에 무엇을 하며 은퇴 후의 인생을 채워갈 것인가는 누구나가 가지는 막연한 고민이다. 은퇴를 앞두거나 자녀의 뒷바라지를 끝낸 중장년층들에게는 코앞에 닥친 고민이기도 하다.

이런 인생2막을 위해 자신의 적성과 일, 미래 준비까지 겨냥한 학교가 있다. 바로 부천시 ‘인생학교’이다. 부천시 학습센터에서 지원하는 인생학교는 부천에 있는 대학에서 중장년층의 은퇴 후의 평생학습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2006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개 강좌 296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인생학교는 2018년 현재 27개 강좌에 584명이 참가하고 있는 핫한 학교이다.

▲ 서울신대 '신중년 요리하는 남자' 강좌 모습

베이비부머 세대인 현재의 중장년층은 우리나라 산업화와 선진화를 이끈 주역들이다. 이들 세대의 희생과 노고가 없었더라면 현재 세계 경제 대국으로서 위치한 한국의 위상은 이루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세대가 은퇴를 준비하는, 은퇴를 맞는 나이가 되었다. ‘늙어간다’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지만 이들에게 ‘어떻게 늙어가는 것’은 그들이 살아냈던 치열한 시대만큼 큰 무게로 다가온다. 부모세대에 대한 봉양과 자녀세대에 대한 양육을 책임졌던 샌드위치 세대이기에 그들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기엔 서툰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 가톨릭대 '프리저브드 플라워' 강좌 모습

이들을 위해 부천인생학교에서는 제2막의 교육으로 학생들 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더 나아가 사회공헌까지도 꿈꿀 수 있는 강좌를 열고 있다. 프리저브드 플라워, 드론 교육지도사, 3D 프린팅 운영사라는 생소한 강좌부터 익숙한 목수학교, 연극반까지 운영되고 있다. 인기 강좌는 원서 접수 후 사전 면접을 실시해 뽑을 정도로 치열하기도 하다. “꽃을 이용한 새로운 공예를 배우고 싶어서 시작했다.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게 좋았고 공통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함께해서 더욱 재밌었다. 가족들이 엄마가, 아내가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에 많이 응원해줬다."며 작년 11월에 ‘프리저브드 플라워’ 과정을 졸업한 문선정(55세) 씨의 소감을 말했다.

▲ 부천대 '3D 프린팅 운영사' 강좌 모습

올해 27개 강좌가 개강했다. 웰빙화장품지도사, 생태문화해설사 등 7개 강좌는 가톨릭대에서, 신중년 은퇴재무디자인, 신중년 기억소환 글쓰기 등 7개 강좌는 서울신학대에서 진행된다. 목수학교 입문, 신중년 요리하는 남자 등 6개 강좌는 부천대에서, 3D 프린팅 운영사, 수제맥주 제작 및 창업 등 7개 강좌가 유한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년 과정의 인생학교는 매년 3월 신입생을 뽑고 있으며 재료비를 제외한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다. 자세한 사항은 부천시평생학습센터 또는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열심히 살아온 중년의 그대, 아직 꿈꿀 시간이 있다. 당신 인생의 2막을!

부천인생학교 625-8476, www.부천인생학교.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