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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선생과 김꽃분님 ‘머릿속의 지우개’
부천시청  |  peachisland@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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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4  11: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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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집 할머니가 쓰러져 계세요. 좀 도와주세요~.”
퇴근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 정적을 깨는 벨소리에 받은 전화 수화기 너머로 다급하고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늦은 시간에 온 연락이기에 다음날 방문하는 것이 보통이나, 다급함이 느껴져 통화 후 바로 대상가정에 방문하였습니다.


당황스러운 첫 만남

전화를 주셨던 이웃 분을 만나 김꽃분(가명) 어르신 댁의 현관문을 열고 함께 들어갔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여 저는 바로 몸을 돌려 나와야했습니다. 김꽃분 어르신께서 알몸인 상태로 이불만 덮은 채로 현관문 앞에 쓰러져 계셨기 때문입니다.

평소 건강문제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용변처리 또한 스스로 할 수 없었던 어르신은 주방으로 이동하던 중 수도꼭지에 얼굴을 부딪혔고, 반나절 넘는 시간동안 바닥에 혼자 쓰러져 계셨다고 합니다. 의식은 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어르신을 다행히 이웃이 발견하였고, 알몸인 상태로 계셔 어찌할 바를 몰라 임시방편으로 이불을 덮어둔 채 가까운 복지관에 먼저 도움을 요청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김꽃분 어르신은 여성분이어서 당장 옷을 입혀드릴 수 없어 119에 신고를 한 후 급하게 사무실에 있는 여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옷을 입혀 드렸고, 때마침 김꽃분 어르신의 후배도 방문하여 보호자를 대신해 병원으로 이송해주셔서 긴급했던 상황은 일단락될 수 있었습니다.


김꽃분 어르신과 사례관리의 만남

다음 날 김꽃분 어르신의 후배와 전화연락을 통해 어르신이 안전하게 병원에 입원하였고 검사와 치료를 받은 후 며칠 뒤 퇴원할 예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 뒤 퇴원소식을 듣고 가정방문을 하니 다행히 이번에는 말끔한 모습으로 후배와 함께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119 불러준 총각이야? 정말 고마워~ 총각 아니었으면 큰 일 날뻔 했어” 라며 김꽃분 어르신은 저를 보고 고마움을 표현하셨고, 처음보다 나아진 김꽃분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하지만 집안은 정리되지 않은 세간들이 바닥에 널려 있고 용변 냄새로 인해 참기 어려운 악취가 진동하였습니다. 김꽃분 어르신은 과거 보행 중 발생한 낙상사고로 인해 뇌수술을 받았고, 그로인해 점차 인지기능과 전반적인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혼자 이용할 수 없어 음식 섭취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끼게 되었고, 거동불편으로 음식조리가 불가능해 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하였으나 C등급밖에 나오지 않아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보조하기엔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더불어 경제능력 상실과 늘어가는 의료비로 현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연금만으로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생활을 하고 계셨습니다.

또한 어르신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후배의 도움 없이는 원활한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후배는 오래 전 사회에서 알게 된 분으로 간간히 반찬을 나눠주거나 어르신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대신 구입해주는 등의 도움을 주고 계셨으며 후배 또한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례회의를 개최하여 김꽃분 어르신을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하였고, 식생활 개선을 위해 도시락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후배와 함께 어르신의 장기요양등급의 조정을 신청하였고, 몇 주 뒤 등급이 상향 조정되어 일상생활 보조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꽃미남 선생을 지워버린 치매

얼마 후,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이불을 준비하여 방문하였더니, 너저분했던 세간들이 모두 정리되고 참기 힘들었던 악취가 모두 사라짐과 동시에 주거공간 내 보행보조 장치까지 설치되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주거환경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는 얼마 전 김꽃분 어르신 가정에 새롭게 파견된 요양보호사님의 솜씨로, 이전보다 훨씬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이 되어 어르신이 생활하기에 편리하게 변해있었습니다.

하지만 김꽃분 어르신은 그 사이 치매가 더욱 심해져 며칠 만에 보는 저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복지관에서 왔어? 저번에 119 불러준 꽃미남 선생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내가 그 선생님 때문에 살았어. 이렇게 복지관에서 도시락도 갖다 주고 요양보호사 선생님도 오게 해주셔서 이제 살만해. 고맙다고 꼭 전해줘!”

이에 제가 그때 왔었던 사회복지사임을 말씀드렸으나 끝내 알아보지 못하셨고, 이후로도 방문할 때마다 저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시며 계속 알아보지 못하고 계십니다. 다급했던 상황에서 느꼈던 고마움은 간직하고 계시지만,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어르신을 보면 점차 저하되는 인지능력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다행히 김꽃분 어르신의 주변에 많은 도움의 손길이 생겨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어르신의 바로 옆에서 손발 역할을 해주시는 요양보호사님,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어르신을 위해 정기적으로 가정에 찾아와 심방을 해주시는 지역 내 교회지인들, 그리고 어르신의 윗집, 옆집, 아랫집 등 주변에 거주하는 이웃들이 돌아가며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오랜 기간 어르신을 위해 끊임없는 도움을 주고 계신 후배가 있어 치매로 인해 점차 기억이 지워져가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김꽃분 어르신을 뵙고 복지관으로 복귀하면 어르신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오늘 찾아왔던 선생님이에요? 항상 감사해요. 119 불러서 나 이렇게 되게 도와준 잘생긴 선생님한테도 고맙다고 꼭 전해줘요.”

‘네, 어르신. 어르신 마음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제가 사고당시의 그 선생인줄은 못 알아보시지만 그래도 희미해져가는 기억 속에서 잊지 않고 항상 말씀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제가 누군지 기억 못하셔도 되니까,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스스로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사례관리

살다보면 상대방이 우리를 못 알아보거나, 노력이나 고생을 알아주지 않아 섭섭하고 가슴 아플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을 돕는 선행은 비록 상대방이 몰라줘도 괜찮습니다. 선행은 그 행위 자체만으로 스스로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례관리는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자립할 수 있는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업으로 대상자뿐만 아니라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담당자도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사례관리가 항상 동행합니다.

삼정종합사회복지관 조태연 사례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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