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부천

상세검색
복사골이야기우리동네 희망일기
한걸음부터 차근차근, 함께해요 희망 발걸음
부천시청  |  peachisland@korea.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4.27  17:41:3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동 주민센터를 통해 갑자기 기초생활수급이 중지되어 생활이 어려워진 어머니를 도와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

독거노인으로 기초생활수급을 받아 생계유지를 해왔지만, 지난겨울 사망한 부모님의 집이 갑자기 어머님 재산으로 인정되면서 나라의 보호 테두리에서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가족들을 돌본 인생, 돌봐줄 사람 없는 쓸쓸한 노후

어머니가 처한 상황과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해 댁에 방문해서 어머니의 삶과 경험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부모님의 건강이 악화되자 젊은 시절 부천으로 상경하여 현재 집에서 살게 되었고 부모님의 건강을 보살피는데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보내어 건강, 여가, 노후 등 자신의 삶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고 합니다.

형제로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고 슬하에 자녀는 딸 2명이 있으나 현재 모두 관계가 순탄치 않다고 합니다. 남동생은 결혼생활 중 행방불명으로 연락이 두절되었고 남동생의 처도 백혈병으로 사망하여 고아가 된 조카를 결혼할 때까지 도와주었으나 최근에는 왕래가 거의 없으며, 여동생은 부모님의 병수발 문제로 관계가 악화되어 이후에 연락도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어머니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꾸준히 저축을 해놓았으나, 슬하에 딸들이 마음대로 어머니의 돈을 모두 사용하고 갚지 않아 생활이 더욱 어려워졌고 이로 인한 잦은 말다툼으로 딸들과의 관계 또한 악화되었습니다.

“자식들, 잘 해줘봤자 소용없어.. 조카도 어릴 때부터 돌봐줬지만 지금은 연락도 없어..”
부모와 자식, 조카의 수발을 위해 대부분의 젊은 시절을 희생하였지만,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형제, 자녀, 조카 중에서 현재 어머니를 돌봐줄 수 있는 가족은 정작 하나도 없어 매우 힘들고 쓸쓸한 상황입니다.


불행의 시작이 된 부모님의 집

어머니의 한숨은 더욱 커졌습니다. 얼굴에는 행복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어둡고 막막해 보였습니다. 가족들과의 관계보다 사실 더 막막한 건, 현재 살고 있는 거주지 문제였습니다. 사망한 아버지 소유의 집이었으나 부모님 모두 사망한 이후로 어머니가 사용·수익한 것으로 인정되어 본인 재산으로 산정됨에 따라, 갑자기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되었고 차상위 기준에도 부합하지 못해 제도적 지원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어머니의 주거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1차적으로 주민센터 측에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의 가정을 의뢰한 담당 주무관을 통해 상황을 한번 더 확인해보니, 주거지를 처분하는 것 외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으로 계속 지원할 방법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주택을 처분하는 것은 상속인(상기인 포함 3명)들과 함께 지분대로 나누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며, 가족들의 재산분쟁과 자녀들(딸)의 재산 욕심으로 인한 처분한 재산의 향후 관리 위험, 그리고 사전에 어머니가 살 곳을 마련한 후 처분해야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또한 어머니는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이사를 가고 싶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추억과 정이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고 떠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어머니는 저축해놓은 돈에서 생활비를 사용하게 되었고 향후 얼마나 들어갈지 모르는 생활비로 인해 일상생활 유지에 필요한 비용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점점 악화되는 건강조차 관리하지 못하고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어머니는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과거의 일들을 숨김없이 털어놓았고 그렇게 어머니와의 관계도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주거지 문제는 잠시 내려놓고 어머니의 건강은 어떤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밥맛도 없어 대충 있는 거에 식사를 챙겨 드신다는 말씀에 일정 금액만큼 무료로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푸드마켓’을 안내하였으나, 무릎이 불편하여 먼 곳까지 거동이 어렵다며 거부하셔서 주1회 밑반찬 서비스를 지원해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동의를 얻어 정기적으로 밑반찬을 전달해드리며 근황을 살피기로 하였고, 매주 금요일이면 어머니는 아파트 단지 앞까지 마중 나와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추운 날에는 제가 도착할 시간쯤에 현관문을 살짝 열어두고 저를 기다리시는 등 주1회 어머니에게 밑반찬을 지원하고 상담을 진행하면서 어머님과의 사이는 점점 돈독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골반 쪽 통증을 호소하셨고, 어머니의 동의를 얻어 부천연세사랑병원 측 소액의료비 지원사업을 연계하여 정밀검사 및 치료를 계획하였고 어머니의 과거 병원치료 이력도 상담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과거 10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인천에서 한 달 간 치료를 받은 적이 있지만, 부천으로 이사 온 뒤로는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병원도 없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심한 무릎통증이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동행하여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확인되었고, 주사 및 약물처방 이후 경과에 따라 수술을 진행하자고 의사소견을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수술보다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건강관리를 하고 싶다고 하셨고 당분간 물리치료를 유지하며 집 근처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조정하여 드렸습니다.

어머니의 욕구를 바탕으로 식사, 건강관리에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였고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키고자 결연후원금을 지원해드렸습니다. 이를 통해, 1년간 정기후원금 연계가 가능해졌고 어머니는 공과금 납부, 식료품 구입 등이 가능해졌다며 너무 고마워하셨습니다.


내재된 감정치료와 되찾은 미소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삶에 의욕이 없고 힘들다며 수면제를 먹고 죽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좋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최근 안색도 많이 좋아지셨지만, 어머니의 가슴 한 구석에는 풀리지 않은 내재된 나쁜 감정들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어머니, 현재 어머니 마음에 대해 전문가와 이야기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어머니의 동의를 받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서비스 의뢰를 하였고 담당자 방문을 통해 상담을 실시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치매증상이 높게 나타났고 우울증 진단을 통해 충동성, 긴장감, 화를 내는 증상들이 확인되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였습니다.

이후, 어머니는 집근처 신경과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셨고 아파트 내 경로당 활동에도 참석하면서, 점차 집안에서만 있었던 생활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경로당 활동을 하면서 우울감도 많이 해소되고 친구도 사귈 수 있게 되어 더욱 밝아지셨습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금요일마다 현관 앞에서 저를 맞아주시고 경로당에서 있었던 일, 감기가 걸려 고생한 일, 날씨이야기 등 일주일간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얽힌 실타래를 함께 풀어주는 사례관리

사례관리자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 재주꾼이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지역주민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주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과 함께 지역주민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주며 더 나은 상황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력자입니다.

지역주민과 함께 노력하면서 때론 그들에게 위로도 받고 또 다른 기회도 만들며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오늘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을 만나 얽힌 실타래를 함께 풀어주고 그분들과 함께 한걸음씩 희망을 향해 동행할 생각에 아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덕유사회복지관 유하나 사례관리팀장

부천시청의 다른기사 보기  
생생부천 데이터는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부천툰
영상뉴스
  • 얘, 너두 부천시정알고 혜택 받을 수 있어!
  • 혐오시설이 문화시설로! <부천아트벙커B39>개관
  • 전국 비보이!! 부천으로 가즈아~!…<제5회 부천전국비보이대회> 개최
  • <부천시립예술단 창단 30주년 기념콘서트> 개최!
칼럼
자치경찰제, 지방분권 마중물 되길

자치경찰제, 지방분권 마중물 되길

자치경찰제가 2020년부터 전면 시행된다. 자...

고시공고 등 각종 정보 제공

트위터 페이스북 소셜허브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