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읽은 소설의 작가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노래와 모노드라마, 퀴즈도 푸니 책을 다양하게 읽은 느낌이다”, “작품의 집필 동기나 소재,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까지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들으니 작품과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 같다” 부천의 책으로 선정된 ‘분홍문의 기적’(비룡소)의 작가 강정연의 북콘서트가 지난 3월 24일(토) 오후 2시 상동도서관에서 열렸다.

봄날 미세먼지가 자욱한 와중에 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실에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로 가득했다. 자리를 잡고 한숨 돌리는 동안 무대 위에는 오프닝 공연으로 샌드아트가 펼쳐져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관객들 손에는 책들이 들려져 있었는데, 입장하기 전 부천의 책으로 선정된 책을 빌려주고 이웃과 함께 돌려보는 독서릴레이 운동의 일환이다.

독서릴레이 운동은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으로, 올해의 책인 ‘언어의 온도’(일반 분야) ‘분홍문의 기적’(아동 분야) ‘소년의 마음’(만화 분야) 세권으로 실시하며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읽은 후, 한줄 감상평을 적어 도서관에 반납하거나 이웃에게 책을 넘겨주는 독서장려 캠페인이다.

부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강정연 작가는 200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누렁이 자살하다」로 등단했다. 제18회 계몽 아동문학상과 2005년 안데르센 그림자 상을 수상했으며「건방진 도도군」으로 2007년 황금 도깨비 상을 받았다. 가족과 행복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아이와 어른을 위한 성장 동화이자 판타지 동화인 ‘분홍문의 기적’은 사랑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잃고 그 사람과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면 뭘하고 싶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강정연 작가는 이벤트가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같이 산책하고, 책 읽고, 차 마시는 소소한 습관을 포인트로 잡고 있으면 매일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공상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노는 것을 즐겼다"는 작가는 "해피엔딩을 좋아하는데, 취향과 재능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동화라는 장르와 잘 맞는 것 같아 동화 작가가 되었다"며, "많이 읽고 쓰고 메모하는 습관이 작가가 되는 방법인 것 같다"고 전한다.

‘분홍문의 기적’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작가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은 후, 작가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어 고통받는 분들에게 작으나마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었다"며 '글이 안 풀리면 어떻게 하는가'라는 어린이의 질문에 작가는 "'운동화를 신은 뇌’를 말하며, 걸으면 뇌가 움직여 글이 풀린다"고 답한다.

작가와의 대화 중간중간에 뮤지션들의 공연이 있었는데, ‘촛불하나’, ‘하얀 찔레꽃’ 등과 같은 기존의 곡 이외에도, ‘분홍문의 기적’을 테마로 한 가사에 곡을 붙여 노래한 그룹 ‘스와뉴’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값지고 빛나고 소중한 기적인지를 「기분좋은 아침」이라는 노래에 실어 들려주었다. 또한 책속의 장면을 각색한 모노드라마도 공연했다. 이어, 책 내용으로 질문과 대답을 하며 관객과 즐기는 ‘깜짝 북퀴즈’가 있었으며 저자 사인회 및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정유진 독서진흥팀 담당자는 “이번 북콘서트가 부천의 책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작품 속으로 더욱 깊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을 매개로 독서 경험을 공유한 북콘서트는 책 읽는 분위기 확산에 확실히 일조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