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다문화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현시점에서 부천에 사는 이주민은 몇 명쯤 될까? 부천에는  21,732명의 이주민(부천시 등록 외국인 인구 현황, 2018년 2월 기준)이 살고 있다. 적다면 적은 수에 해당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증가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될 수치이다.

이런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한국 사회에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다른 피부 색깔 인종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드물게 인종과 민족과 국가가 일치하는 나라로 나와 다른 피부색에 익숙하지 않은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세계 인종차별 철폐 캠페인 중 인종차별 금지의 손도장 찍기

이에 부천 다문화네트워크(대표 박휴선)는 지난 17일 UN이 정하는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맞아 부천역 남부 광장에서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을 가졌다. 작년까지 부천의 지하철 역사 내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피켓, 퍼포먼스 등의 인종차별 금지 캠페인을 벌이던 것을 좀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올해는 그 무대를 부천역 남부 광장으로 넓혔다. 이날 광장에서는 오후 2시부터 인종차별철폐 캠페인과 퍼포먼스 등 이웃 나라들의 문화 공과 음식 체험, 놀이 체험 등이 이루어졌다.

▲ 세계인종차별철폐 캠페인의 행사 모습

▲ 세계인종차별철폐 캠페인 중 몽골 전통 활쏘기 모습

부천다문화네트워크의 15개 기관과 자원봉사자 240명이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부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타문화를 쇼핑하듯 구경하듯 스쳐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인종차별 금지의 손도장을 찍고, 혐오, 편견, 차별, 무시 등의 문구 등을 몽골 전통 활쏘기로 체험해보는 코너는 온몸으로 느끼는 다문화교육이며 인종차별금지 교육의 장이었다. 

“이런 데 오면 놀 친구가 많아요. 우리 엄마도 중국 사람인데 오늘 무대에서 춤췄어요. 엄마가 무대에서 이뻤어요. 친구들한테 자랑했는데...” 이날 행사를 참가한 한 다문화가정 아동의 소감이다. 엄마가 외국인인 것이 아무렇지 않고, 그런 엄마가 무대에서 춤추는 것이 자랑스러운 사회 분위기, 사회적 지지가 필요한 때이며 더불어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단일성에 대한 역사적 인식과 다양화에 대한 인식에 좀 더 박차를 가하여야 할 때이기도 하다.

▲ 세계인종차별철폐 캠페인에 참가한 시민들 모습

인종(人種)이란 유전적으로 부여된 신체적,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구분되는 집단으로 가장 보편적으로는 피부 색깔에 따라 크게 아시아 인종, 유럽 인종, 아프리카 인종으로 나뉜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종(種)은 잠재적으로 교배가 가능하고 번식력이 있는 자손을 만들 수 있는 개체군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생물학적인 종(種)의 개념으로 인종(人種)을 본다면 생물학적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종(種)의 개념은 인류 사회에서 정치적, 사회적 의미로 규정되어진 비생물학적인 역사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한국 사회가 이런 피부색으로 구분되는 인종이라는 걸림돌에 다문화사회의 성숙도가 넘어지지 않기를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부천다문화네트워크는 경기글로벌센터, 국경없는친구들, 부천시노동복지회관, 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등 부천시의 15개의 이주민 지원 기관들이 모여 2011년에 시작되었다. 이 특별한 네트워트는 부천시에 거주하는 이주민의 인권을 옹호하고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순조롭게 적응하도록 기관들이 가진 장점을 활용하며 더불어 나눔으로서 이주민들의 복리를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 건강한 다문화사회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