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 먹는 거예요, 나눠 먹는 거죠 뭐...” 승은식당 엄승은 사장은 한마디로 말했다. 2015년부터 송내2동 예비군 동대에 근무하는 병사 3명에게 점심 무료급식을 시작해 지금껏 해오고 있다. 점심 한식 뷔페가 1인당 5천 원씩이니, 돈으로 계산할 경우 1년이면 1명당 120만원 정도이고, 3명을 무료 급식하니 360만원 정도나 되는 큰 금액이다.

사연인즉, 송내2동 예비군 동대에 배치된 병사 중에는 아이가 있는 기혼자가 있었다. 아이 아빠가 조실부모하고 병역 근무 중이니, 아이 분유 값이나 기저귀 값도 벅찼다. 처음에는 사비로 조금씩 지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송내2동 예비군 동대장(김광태, 56)는 점심값이라도 줄여주고자 밥은 직접 해먹을 테니 반찬을 지원해줄 수 있는 식당을 이곳저곳 찾아 나섰다.

마침 승은식당(송내동 경인로변 2층)에서 반찬을 나눠 주었다. 병사들이 반찬통을 들고 오가는 것도 짠하여 차라리 점심을 식당에 와서 먹으라고 했다. 그 일이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그 병사는 제대하였지만 지금도 다른 기혼 병사가 근무하고 있다. 이 병사 또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휴학하고 직장에 다니다가 군복무에 임하고 있어 같은 처지다.

병사들은 점심시간이면 부담없이 승은식당에 간다. 갓 담근 오이소박이를 비롯하여 새우볶음 등 무려 10가지 이상의 반찬과 과일까지 준비해 놓은 넉넉한 점심식사를 한다.

32개월 된 딸을 둔 이학승(24)병사는 “엄마가 만들어 주신  밥처럼 갓 지은 따끈한 점심식사를 먹는 것 같다”며 만족스럽게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승은식당은 무척이나 바쁘다. 빈자리가 거의 없다. 인근 작은 회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손님들이 몰려온다. 엄승은 사장 부부는 분주하게 움직인다. 된장국도 직접 푸고, 반찬이 떨어지면 아낌없이 반찬을 채워 놓아야 한다. 그 덕분에 손님들은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반찬이 있어 늘 이곳을 찾고 있다.

 “양껏 먹고 5천원이 가능한가요?” 새벽에 일찍 나와 주방장 역할을 직접하므로 가능하다고 한다. 반찬을 다 해 놓으면 그제야 직원들이 출근해서 뒷정리를 맡는다고 한다. 그 바쁜 일과 속에서도 주위 어려운 이웃들을 꼭 챙기고 있다. 매년 4월이면 50여명 노인들을 모셔와 한끼당 1만 원짜리 식사 대접을 하며 설, 추석 명절에는 독거노인을 위하여 30여개의 선물도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들에는 크리스마스 날 케익도 10개씩 준비하며, 복지관에도 매달 3만원씩 계좌 이체를 한다. 이런 일들을 10년 넘게 변함없이 해오고 있다. 

승은식당의 밥과 반찬은 오늘도 변함없이 사장부부의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