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승격 40주년을 맞는 부천시민의 날 기념식은 풍성했다. 10월 1일 시청 잔다광장에서 열린 1부 행사에서는 불혹을 맞은 우리 시의 성과와 비전을 제시,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물 흐르듯이 40년’이란 주제로 열린 2부 축하공연에서는 17사단 군악대가 나와 군 특유의 강렬한 음악을 선사했다.

음악에 따라 부천문화 40년을 그린 카툰 콘서트, 17사단 김민중 일병의 외줄타기, 출연자 전원이 율동에 맞춰 합창한 ‘독도는 우리 땅’은 가을밤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또 하나의 특별한 순서가 있었다. 각 구에서 실시한 노래자랑에서 수상한 시민이 나와 실력을 뽐냈다.

▲ 17사단 장현태 상병과 홍지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축하 공연

오정구 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장현수(오정구 원종동 ‧ 48)씨는 풍부한 성량과 여유 있는 고음처리로 환호를 받았다 장 씨가 부른 곡은 7080의 대표적인 가수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 송이’. 아담한 체구에다 동그란 안경, 얼굴은 물론 우수에 젖은 듯한 음성까지 김수철 씨와 흡사한 그를 행사장에서 만났다.

“충북 음성이 고향으로 어릴 적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광운전자공고를 졸업하고 전자회사에 취업했으나 음악이 하고 싶어 6개월 만에 퇴사했다. 이후 입대해 문선대에서 활동했다. 서울에서 10여 년 동안 기타학원을 하고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다. 배우로도 활동했다.”

▲ 10월 1일 부천시청 잔디 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시민의 날 기념식 2부행사에서 열창하고 있는 장현수 씨

▲ 전자과를 나왔지만 음악에 꽂혀 20여년 음악과 함께했다는 장 씨

장 씨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예술에 대한 조예는 깊어졌지만, 불어 닥친 IMF로 학원 문을 닫게 된다. 이후 강사와 성가대 가수 활동을 하며 어린이 집, 고아원 등을 다니며 음악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나 생활의 무게가 발목을 잡았다.

장 씨는 “7년 전 누나의 권유로 부천으로 와 전자회사에 들어갔다. 이곳에 오면서부터 음악을 접은 셈이다. 부천에 살다보니 각종 축제에다 문화시설이 잘 되어 있어 개인적인 취향과 맞다. 계속 살 생각이다.”라고 했다.

▲ 김수철 씨의 '못다 핀 꽃한송이'를 듣고 장 씨의 음악성에 매료돼 현장에서 인터뷰 요청을 했다.

직장에서 몸을 다쳐 현재 쉬고 있다는 그는 무대에 다시 서고 싶어 한다. 20년 이상 잔 뼈가 굵은 음악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후반 인생을 보내고 싶은 바람을 밝혔다. 오정구 노래자랑이 낳은 가수 장 씨가 전국 무대에서 활약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만만찮은 노래 실력이 이런 예감을 뒷받침 한다.

사진:  조우옥 시민(주부)기자 , 최정애 시민(주부)기자